[아이뉴스24 정호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출신 양향자 무소속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민의힘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가 28일 공식 출범했다.
양 의원은 삼성전자에 고졸 직원으로 입사, 약 30년간 반도체사업부에서 근무하며 임원(상무)까지 오른 반도체 전문가다. 민주당 출신 인사가 여당 특위 위원장을 맡은 것자체가 이례적인 일로, 첫 상견례 자리에서는 양 위원장에 대한 당 지도부의 찬사가 쏟아졌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반도체 특위 1차 회의에서 양 위원장에 대해 "광주여상을 나와 삼성전자에 입사해 연구·기술직으로 상무까지 오른 신화적 존재"라며 "지금은 무소속이지만 자신만의 원칙과 소신을 갖고 올곧은 정치를 하고 있다. 양 의원이 위원장을 수락해줘 천군만마를 얻은 느낌"이라고 강조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도 "양 의원은 당파를 떠나 대한민국 미래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신념을 가진 반도체 전도사"라며 "어려운 환경에도 특위 디자인을 하고 민간 위원을 모시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추켜세웠다. 이어 "여성 임원으로서 삼성을 세계적 반도체 기업으로 키우는 성공 신화를 쓴 장본인이자 국회에서 누구나 인정하는 최고 전문가"라며 "특위를 맡아주셔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양 위원장은 "여야가 함께 하는 국회 차원의 반도체 특위를 만들자는 제안을 흔쾌히 받아주신 국민의힘 지도부에 감사드린다"며 "여당 특위 위원장을 야당 출신 의원이 맡는다는 것이 참 어색하지만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퍼스트 무버'로서 또 한번의 국회 역사가 되는 자리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여당 반도체 특위를 이끌게 된 양 위원장은 특위 핵심 키워드로 '초월'을 제시했다.
양 위원장은 "이 자리는 정당·기업·세대 등 모든 것을 초월하는 자리"라며 "첨예하게 대립하는 국제 경쟁, 여야 경쟁 속에서 정파와 이념을 뛰어넘어 여야 협치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시대의 반도체는 경제이자 외교이며 안보"라며 "여기에서 일어나는 토론이나 성과가 여야와 이념을 초월해야 하고, 한 기업이나 엔터프라이즈의 문제로 국한되지 않아야 하며, 모든 정부 부처를 통합해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경쟁해야 할 것은 상대 정파가 아니라 미국, 중국, 대만, 유럽, 일본 등 반도체 산업에 있어서 우리와 경쟁하는 세계적 국가"라며 "정책 결정의 속도가 그들보다 더 빨라야 하고, 지원 의지와 규모가 더 담대해야 하고, 정책의 구체성도 현장에 맞도록 높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요 정책 방향으로는 ▲규제 개혁 ▲세액 공제 ▲인재 양성 등 3가지를 제시했다. 양 위원장은 "국회가 개원하고, 국회 차원의 특위가 구성되면 시급한 입법부터 처리하겠다"며 "특위가 시작되는 오늘이 대한민국과 한국 정치가 미래로 런칭하는 역사적인 날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양 위원장은 이같은 행보와 연계한 국민의힘 합류설에 선을 긋고 있지만, 결국 입당 수순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지역사무소 보좌관의 성범죄 사건과 관련해 민주당에서 제명된 양 의원은 올해 초 복당을 추진했지만 민주당 주도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과정에서 공개적인 반대 입장을 냈고, 이후 복당 신청도 철회하며 돌아선 상태다. 당분간은 반도체 특위 활동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출범한 국민의힘 반도체 특위는 총 13명으로 구성됐다.
양 위원장을 필두로 송석준 의원, 김정호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교수가 부위원장을 맡았다. 위원으로는 이공계 출신 김영식·양금희·조명희·윤주경 의원을 비롯해 정덕균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김용석 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박인철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상근고문·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 등 10명이 발탁됐다.
/정호영 기자(sunris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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