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장유미 기자] 삼성전자가 자사 스마트폰 갤럭시만을 위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개발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갤럭시S22 시리즈가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에 이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논란에 휩싸인 만큼 갤럭시 특화 AP로 정면돌파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은 지난달 타운홀 미팅에서 "갤럭시만의 AP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당시 타운홀 미팅에서 한 직원이 "GOS 논란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를 묻자 이같은 계획을 밝힌 것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2 관련 GOS 논란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GOS는 고사양 게임을 실행할 때 발열이나 과도한 전력 소모 등을 막기 위해 스마트폰 상태를 최적화하는 기능을 말한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해당 기능을 의무적으로 탑재해 사용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성능이 낮춰졌다는 비판을 받았다.
GOS 사태의 배경으로는 AP가 지목된다. 갤럭시S22 시리즈에는 퀄컴의 스냅드래곤8 1세대(Gen 1)와 삼성의 엑시노스2200이 병행 탑재됐는데, 발열을 잡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일각에선 스냅드래곤8 1세대와 엑시노스2200을 생산하고 있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수율 문제도 거론된다.
노태문 사장의 발언은 애플처럼 자사 스마트폰을 위한 AP를 만들어 분위기 전환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엑시노스는 비보 등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들에게도 공급되는데, 갤럭시 특화 제품으로 성능 강화는 물론 브랜드 신뢰도 제고에 힘을 싣겠다는 취지에서다. 애플의 경우 자체 개발한 AP가 성능은 물론 발열을 잘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갤럭시S22 일부 사용자들 사이에서 GPS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불만도 잇따르고 있다. GPS 오류의 경우 엑시노스2200의 문제인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엑시노스의 성능이 시장의 평가처럼 뒤처지는 수준은 아니다"며 "다만 고객사들이 다양하기 때문에 제품별로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엑시노스는 AP 시장에서 입지가 약화되고 있기도 하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AP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6.6%에 불과했다. 퀄컴(37.7%), 미디어텍(26.3%), 애플(26%)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AP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은 최근 '위톡'을 통해 임직원에게 "AP 역량이 부족하다"고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도 "얼마 안 되는 인력으로 어려운 일을 하고 있다"며 "생각을 달리하자"고 독려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갤럭시 특화 AP를 만들기 위해 누구와 손을 잡을지에 관심을 두고 있다. '톱2'인 퀄컴, 미디어텍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한 식구'인 삼성전자 시스템LSI와 협력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AP를 개발할 때 대부분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개발에 참여하지만, 삼성 무선사업부는 거의 맡기는 식이었다"며 "삼성 무선사업부와 시스템LSI사업부가 손잡고 갤럭시 특화 칩을 개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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