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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 삼성 창업주 '탄생 112주년'…이재용 경영활동 본격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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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 행사 없이 '조용'…전날 하만 獨 기업 인수 시작으로 미래 투자 가속화 할 듯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고 호암 이병철 삼성 선대회장 탄생 112주년을 맞아 손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 활동 본격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 대규모 투자·채용 계획을 내놓은데 이어 미국·중동 등 해외 현장 경영에 나섰을 뿐 아니라 최근엔 삼성전자 자회사인 하만을 통해 독일 기업 인수에 나서면서 기업 사냥 본능을 깨웠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고 이병철 창업회장의 탄생일인 이날 삼성 총수일가나 계열사들은 일체의 기념행사없이 조용하게 보냈다. 탄생 100주년을 맞았던 지난 2010년에는 '호암 백년, 미래를 담다'라는 슬로건으로 음악회와 기념식, 학술포럼, 기념책자 발간 등 다양한 기념 행사를 개최했지만 이후에는 별다른 일정 없이 보내왔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1972년 장충동 자택에서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와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함께 사진을 찍은 모습 [사진=삼성전자]
1972년 장충동 자택에서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와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함께 사진을 찍은 모습 [사진=삼성전자]

하지만 삼성전자는 전날 자회사인 하만을 통해 독일의 AR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인 '아포스테라(Apostera)'를 인수했다고 밝히며 이 부회장의 경영 활동 움직임에 대한 본격 시동을 알렸다. 삼성전자가 기업 인수 소식을 전해온 것은 5년 만이다. 이 부회장은 미래 먹거리로 신성장동력인 전장 사업을 점찍고 직접 미국 본사에서 하만 경영진과 인수 계약을 마무리 할 정도로 하만에 대한 애정이 깊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7년 3월 미국 전장 전문기업 하만을 9조4천억원에 인수한 후 각종 사법 리스크에 휘말린 탓에 경영 활동에 제동이 걸려 그동안 미래 먹거리 발굴에 선뜻 나서지 못했다. 특히 지난 2016년 하반기부터 불거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최근까지 재수감과 가석방을 반복한 것이 타격이 컸다.

그러나 최근에는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8월 이재용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풀려난지 11일 만에 2023년까지 반도체, 바이오, 차세대 이동통신(5G·6G), 인공지능(AI), 로봇, 슈퍼컴퓨터,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의 사업에 향후 3년간 24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투자금액에는 대규모 M&A도 포함된 것으로, 삼성전자는 2021년 3분기 말 기준 101조원의 순현금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투자 여력이 충분하다. 앞서 지난해 7월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선 "AI, 5G, 전장 등을 포함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판단되는 분야를 (M&A 대상으로)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혀 시장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그 결과물로 삼성전자는 하만을 통해 아포스테라를 인수하며 공격 투자의 시작을 알렸다. 2017년 설립된 아포스테라는 자동차용 헤드업 디스플레이, 내비게이션 업체 등에 AR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아포스테라의 솔루션은 하만의 디지털 콕핏(Digital Cockpit, 디지털화된 자동차 운전 공간) 제품에 적용돼 실제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면서 하만의 전장용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외에도 삼성전자는 로봇, AI, 바이오 등을 미래 먹거리로 삼고 투자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2'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비즈니스가 중장기적인 것도 있고 단기적인 것도 있는데 둘 다 (M&A를) 검토하고 있어 어느 것이 먼저라고 할 순 없다"며 여러 사업 분야에서 M&A를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어 "혼자 걸어가는 것보다는 M&A를 통해 가는 게 빠르다면 그걸 택하겠다"며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빨리 움직이고 있고,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보고 있어 조만간 좋은 소식이 나올 것 같다"고 밝혀 주목 받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정소희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정소희 기자]

이 같은 움직임 속에 일각에선 이 부회장이 다음달 22일 삼성 창립 84주년에서 어떠한 방식으로든 경영 관련 메시지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지난 1988년 부친인 이건희 회장이 창업 50주년 기념식에서 '제 2의 창업'을 선언했던 것처럼 로봇과 AI, 전장, 바이오를 앞세워 '제 3의 창업'과 같은 선언에 나서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를 통해 그동안 수형 생활로 인한 공백을 메워 경영리스크를 최소화하려고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기업들이 4차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해 미래 신성장 사업들의 육성 계획을 밝히고 있는 상황"이라며 "향후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큰 그림을 내놓고 이에 대한 전략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사법 리스크에 여전히 얽매여 있어 아직까지 경영 전면에 적극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이 부회장은 '자유의 몸'이 된 지 6개월이 넘었지만 '취업제한' 등에 발이 묶여 아직도 자유로운 활동은 힘든 상황이다. 이 부회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5년간 취업이 제한된 상태다. 여기에 법무부의 보호관찰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은 경영에 있어 신중한 행보를 이어갔다. 서울 서초사옥이나 수원 본사 등으로 출근해 사장단을 비롯한 경영진과 회의를 갖는 등 사실상 경영 활동을 시작했지만, 적극적으로 나서진 못했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취업제한'을 위반한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지만, 법무부는 이 부회장이 미등기·비상근·무보수라는 점에서 취업제한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사법 리스크'도 여전히 남아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 간 부당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의혹과 관련해 재판을 받고 있어 매주 목요일마다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의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하면 이 부회장이 경영에 전면 나서는 모습이 오히려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향후 여론의 추이를 지켜본 후 적절한 시점에 경영 비전과 관련한 내용을 발표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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