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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엔딩' 꿈꾸는 이상욱…우리카드 연승의 '언성 히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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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힘든 시즌 초반을 보내고 연승 행진을 내달리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우리카드. 연패를 연승으로 바꿀 수 있었던 것은 세터 하승우가 안정감을 되찾고 알렉스 페헤이라(등록명 알렉스), 나경복 등 공격수들의 화력이 살아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이 빛날 수 있도록 뒤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해낸 선수가 있다. 주연에 가려져 언제나 조연에 머물고 있지만 자신보다 동료들이 더 주목받길 바라며 몸을 던진다. 리베로 이상욱(26) 얘기다.

빛나지 않는 자리에서도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는 우리카드 리베로 이상욱.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빛나지 않는 자리에서도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는 우리카드 리베로 이상욱.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하지만 이상욱은 팀이 그랬던 것처럼 올 시즌의 출발은 좋지 못했다. 2019-20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내고 큰 기대 속에 2020-21시즌을 맞이한 이상욱. 그러나 리시브와 디그에서 불안함을 노출했다. 설상가상 부상까지 겹치며 장지원에게 다소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 여파는 올 시즌 준비에도 영향을 끼쳤다.

이상욱은 "지난 시즌에는 코트에 들어가서 못하면 다시 나오겠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부담감이 컸다"라며 "올 시즌 준비하면서 심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았다. 그래도 감독, 코치님이 믿음을 주신 덕분에 다시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코트에 들어가니 숨을 쉬는 느낌이다. 너무 안 풀려서 답답했던 게 있었는데 지금은 사소한 것에도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카드는 '리베로 부자'로 불리는 팀이다. 이상욱을 비롯해 장지원, 김영준 등 어느 팀에 가더라도 주전으로 나설 능력을 갖춘 리베로를 3명이나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욱은 이 중에서도 맏형이지만 동생들에게 배우는 점도 적잖다. 그는 "(장)지원이와 (김)영준이가 아직은 어리기 때문에 멘털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 같다"라면서도 "하지만 잠재능력이 대단한 선수들이다. 두 선수는 순발력이 정말 좋다. 이들을 보면서 제가 부족한 부분을 많이 채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가메즈와의 만남은 이상욱을 한 단계 성장하게 만든 계기가 됐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아가메즈와의 만남은 이상욱을 한 단계 성장하게 만든 계기가 됐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과거 우리카드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리버만 아가메즈(콜롬비아)는 한 단계 성장할 수 있게 도와준 조력자였다. 이상욱의 잠재력을 알아본 아가메즈는 공을 때려주며 강도 높은 수비 훈련을 도왔다.

이상욱은 "아가메즈가 개인 코치인 것처럼 정말 훈련을 많이 시켰다. '너는 잠재력이 있는 선수다'라는 말을 하면서 수없이 공을 때려줬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 과정은 분명 큰 자산이 됐다. 이상욱은 "당시 경기 출전에 배고파 있던 시기였는데 아가메즈가 훈련을 도와줘서 정말 고마웠다"라며 "정말 힘들 때도 '너는 몸과 기분이 좋지 않을 때도 이 공을 받을 수 있는 선수다'라는 말로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도와줬다"고 감사함을 드러냈다.

그리고 이상욱은 2019-2020시즌 아가메즈의 눈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수비와 디그 1위에 오르며 리그 정상급 리베로로 우뚝섰다. 특히 당시 기록한 디그(세트당 3.345개)는 현재의 7구단 체제가 갖춰진 2013-14시즌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같은 실력을 바탕으로 베스트7 리베로로 선정됐다.

이상욱은 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로 공격 기회를 만들어낸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이상욱은 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로 공격 기회를 만들어낸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김영준과 번갈아 코트에 들어서는 이상욱은 주로 리시브를 담당한다. 사실상 팀 공격의 시작은 그의 손에서 시작된다. 첫 터치가 어떻게 이뤄지느냐에 따라 공격의 성공, 실패 여부가 결정이 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상욱 역시 이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리시브 라인이 탄탄해야 공격수들이 안정감 있게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세터의 토스가 흔들리는 것도 어찌 보면 리베로의 잘못이다"라며 "(송)희채 형, (나)경복이 형과 역할 분담에 대해 많은 대화를 한다. 세터, 공격수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경기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즌 절반이 지난 후반부로 달려가는 상황. 이상욱의 가장 큰 목표이자 바람은 우승이다.

이상욱은 "연패가 길어질 때도 많은 응원을 보내준 팬들을 보면서 책임감을 느꼈다. 연패한다고 포기하면 프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라며 "이제는 연패가 아닌 연승이다. 이대로 봄배구 무대에 올라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하는 소름 끼치는 드라마를 꿈꾼다"라고 다짐했다.

/인천=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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