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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밀리면 끝장' 정용진, 이베이 단독인수 추진…이커머스 '태풍의 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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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쿠팡·신세계 3강 재편…경쟁사 대응 마련 시급 "도태 될수도"

[아이뉴스24 신지훈 기자] 국내 이커머스 시장 재편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품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커머스 업계 '태풍의 핵'으로 부상하고 있다. 향후 이커머스 시장은 네이버·쿠팡·신세계 등 3강 체제가 형성될 전망이다.

경쟁사들 역시 대응 속도를 높일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이커머스에 힘을 싣기 시작한 카카오가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를 놓친 롯데 역시 이대로 물러서지 않고 M&A 등의 활로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재편에 따른 업계 긴장감 또한 상당하다. 지배력을 높힌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으로 생존 위협을 받을 것이란 위기감이 확산 중이다. 도태되는 플랫폼이 나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사진=조성우 기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사진=조성우 기자]

◆ 신세계, 이베이 품고 유통 왕좌에 성큼

22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이베이코리아와 인수 조건을 두고 막판 협상을 조율 중이다. 당초 본입찰에서 신세계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던 네이버는 이날 공식적으로 철회 의사를 밝혔다. 네이버는 공정거래위원회 심사와 인수가격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판단된다.

신세계는 이베이코리아의 지분 80%만을 인수하는 등 다방면의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에는 단독 인수를 위해 주요 시중은행, 증권사로부터 대출 의향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의 입장에서는 이베이코리아가 간절하다. 그룹 통합 온라인 몰인 SSG닷컴이 이커머스에서 크게 두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이커머스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신세계는 온라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 상당한 공을 들이는 중이다. 올해 프로 야구단을 인수해 구단명을 SSG 랜더스로 결정한 배경에는 SSG닷컴을 알리려는 목적이 컸다. 패션 플랫폼 W컨셉 인수 역시 주요 소비층으로 올라선 MZ(밀레니얼+Z)세대를 붙잡기 위한 결정이었다.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시 단숨에 쿠팡을 제치고 거래액 기준 이커머스 2위 업체로 발돋움한다. 지난해 기준 거래액 1위 업체는 네이버(27조원)다. 이어 쿠팡(22조원)과 이베이코리아(20조원)다. SSG닷컴 거래액은 3조7천억원 수준이다.

신세계가 지니게 될 온·오프라인 시너지에 대한 경쟁력도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이마트는 트레이더스를 포함해 전국 161개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 중이다. 이는 다른 이커머스와 비교할 수 없는 독보적인 경쟁력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라는 악조건에서도 할인점 매출 11조2천28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7% 성장했다.

신세계는 이베이코리아의 온라인 규모와 이마트의 오프라인 인프라 사이의 시너지 창출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 오프라인 점포를 배송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를 통해 오픈마켓을 주력으로 해온 이베이코리아의 풀필먼트 역량 확충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온라인 경쟁력까지 단숨에 강화할 수 있게 됐다"며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오픈마켓 플랫폼인 네이버와 풀필먼트 플랫폼인 쿠팡과 신세계로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희태 부회장은 롯데온 경쟁력 확보에 이어 추가적인 M&A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롯데쇼핑]
강희태 부회장은 롯데온 경쟁력 확보에 이어 추가적인 M&A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롯데쇼핑]

◆ 긴장하는 이커머스…대응 전략 마련 시급

경쟁사들 역시 대응 속도를 높일 전망이다. 이커머스 시장 복병으로는 카카오가 꼽힌다. 최근 '선물하기' 서비스로 급성장한 자회사 카카오커머스와 합병한다. 지난 2018년 자생적 경쟁력 강화를 위해 카카오커머스를 분사한지 3년 만이다. 카카오의 품 안에서 커머스 부문 의사결정은 더욱 빨라질 수 있다. 이커머스 시장 지각변동에 대비하기 위해 '규모의 경쟁'을 확보해 경쟁사에 뒤처지지 않기 위한 결단으로도 풀이된다.

비록 이베이코리아 인수에는 실패했지만 롯데도 그냥 물러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그룹 통합 온라인 몰인 롯데온(ON)의 경쟁력을 높이고 인수합병(M&A)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롯데는 2019년부터 지속적으로 자산 유동화 작업에 나서며 현재 약 3조4천억원의 실탄을 확보한 상태다. 이를 활용해 롯데가 버티컬 커머스(특정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쇼핑몰) 여러 개를 인수할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 강희태 롯데쇼핑 부회장은 지난 18일 사네 인트라넷을 통해 "그로서리와 럭셔리, 패션·뷰티, 가전 카테고리에 특화한 플랫폼을 구축해 차별화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경쟁력 있는 여러 카테고리 전문몰을 구축해 이를 서로 연결하는 '복합 쇼핑 플랫폼' 구축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GS리테일은 GS홈쇼핑과의 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리기로 했다. 11번가는 아마존과의 협업을 통해 해외직구 강화 등으로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이커머스 시장이 쿠팡, 네이버, 신세계 등으로 재편된다면 사실상 경쟁도 이들 사이에서만 가능한 상황이 될 것"이라며 "나머지 이커머스 업체들은 합종연횡을 꾀해 이들과 비슷한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거나 틈새 시장을 노리는 것 외에는 여지가 없다. 결국 도태되는 업체가 나올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신지훈 기자(gamj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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