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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家 상속] '노블레스 오블리주' 끝판왕…사회적 책임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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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 60% 이상 의료 공헌·미술품 기증·상속세로 사회 환원…'사업보국' 실천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아이뉴스24 DB]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아이뉴스24 DB]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유족들이 역대급 사회 환원 계획을 내놓으며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상속세와 의료 공헌, 미술품 기증 등을 합하면 총 14조원이 넘는 규모로, 삼성 일가가 상속 받는 전체 유산 중 60% 이상이다. 재계에선 이번 일이 '노블리스 오블리주' 실천에 나선 가장 대표적인 모범 사례로 남을 것이란 평가다.

2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 유족들은 사상 최고 수준의 상속세를 납부하는 동시에 의료 공헌과 미술품 기증 등의 사회 환원을 실천하기로 했다.

이는 국가경제 기여, 인간 존중, 기부문화 확산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역설한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한 취지로, 유족들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다양한 사회환원 활동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건희 회장은 평소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함은 물론 사회가 우리에게 기대하고 있는 이상으로 봉사와 헌신을 적극 전개할 것"이라며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기업의 사명이다"고 강조하며 사회와의 '공존공영' 의지를 담아 삼성의 각종 사회공헌 사업을 주도했다.

◆감염병 대응·희귀질환 환아 지원 등 의료 공헌에 1조 기부

의료 공헌용 기부 1조원은 감염병 극복에 7천억원, 소아암·희귀질환 환아에 3천억원을 지원하는 것으로 계획됐다.

특히 삼성 일가는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고통받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인류의 최대 위협으로 부상한 감염병에 대응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 7천억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정부가 아닌 개인이 감염병 대응을 위해 이처럼 직접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 일가는 기부액 중 5천억원을 한국 최초 전문병원인 '중앙감염병전문병원' 건립에 사용할 예정이다. 중앙감염병전문병원(국립중앙의료원)은 일반·중환자·고도 음압병상, 음압수술실, 생물안전 검사실 등 첨단 설비까지 갖춘 150병상 규모의 세계적인 수준의 병원으로 건립될 계획이다.

2천억원은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의 최첨단 연구소 건축 및 필요 설비 구축, 감염병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제반 연구 지원 등 감염병 대응을 위한 인프라 확충에 사용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부금은 국립중앙의료원에 출연된 후 관련 기관들이 협의해 감염병전문병원과 연구소의 건립 및 운영 등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족들은 소아암·희귀질환에 걸려 고통을 겪으면서도 비싼 치료비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어린이 환자들을 위해서도 팔을 걷어 부쳤다. 서울대어린이병원을 주관 기관으로 삼는 위원회를 구성한 후 3천억원을 지원해 가정형편이 어려운 환아들을 돕기로 했다. 위원회에는 서울대와 외부 의료진이 고르게 참여하며 전국에서 접수를 받아 도움을 필요로 하는 어린이 환자를 선정해 지원할 방침이다.

◆수조원 규모 '이건희 컬렉션'도 기증…"韓 미술계 발전 기여"

삼성 일가는 '이건희 컬렉션'으로 일컬어진 개인 소장 미술품도 다양한 곳에 기증키로 했다. 당초 알려진 1만3천점가량보다 훨씬 많은 2만3천점으로, 감정가 기준으로 수조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평소 "문화유산을 모으고 보존하는 일은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시대적 의무"라고 강조하며 다양한 작품을 수집해 왔다. '이건희 컬렉션'의 감정가는 조5천억~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사진=아이뉴스24 DB]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사진=아이뉴스24 DB]

유족들은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 고려 불화 '천수관음 보살도' 등 국보 14건과 보물 46건 등 총 지정문화재 60건을 비롯해 국내 유일 문화재 또는 최고 유물과 고서, 고지도 등 고미술품 2만1천600여 점을 국립박물관에 기증한다.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 이중섭의 '황소', 장욱진의 '소녀/나룻배' 등 한국 근대미술 대표 작가들의 작품 및 사료적 가치가 높은 미술품과 드로잉 등 근대 미술품 1천600여 점은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기증할 예정이다.

이 외에 국민들이 국내에서도 서양 미술의 수작을 감상할 수 있도록 국립현대미술관에는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호안 미로의 '구성', 살바도르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 및 샤갈, 피카소, 르누아르, 고갱, 피사로 등의 작품도 기증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정문화재 등이 이번과 같이 대규모로 국가에 기증되는 것은 전례가 없다"며 "국내 문화자산 보존은 물론 국민의 문화 향유권 제고 및 미술사 연구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역대 최고 수준 상속세 납부…"새로운 삼성으로 거듭날 것"

유족들은 상속세도 12조원 이상을 낸다. 국내외 기업인 중 역대 최고 수준으로, 지난해 국내 상속세 세입금액 대비 3~4배 수준에 이른다. 세금 납부는 분할(연부연납) 방식으로 올해 4월부터 5년에 걸쳐 6차에 걸쳐 나눠낸다.

다만 이번엔 재계에서 기대했던 '이건희 재단' 설립에 대한 내용은 발표되지 않았다. 재계에선 지난 2008년 특검의 삼성 비자금 수사 이후 이 회장이 사재 출연을 약속했던 만큼 이번에 유족들이 이를 이행하는 차원에서 '이건희 재단'을 설립할 것으로 관측했다.

앞서 이 회장은 2008년 4월 차명 재산 관리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들 계좌에 있던 금액에서 세금 등을 내고 남은 금액을 '유익한 일'에 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금액은 1조원가량 된다. 다만 2014년 이 회장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 활용 방안에 대한 논의는 중단됐다.

대신 유족들은 생전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상생 노력'을 거듭 강조한 이 회장의 뜻에 따라 다양한 사회환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기로 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관계사들이 기존에 진행하고 있는 사업 외에도 다양한 사회공헌 방안을 추진해 사업보국(事業報國)이라는 창업이념을 실천하고, '새로운 삼성'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상속세 납부와 사회환원 계획은 갑자기 결정된 게 아니라 그동안 면면히 이어져온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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