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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생산 잇따른 악재…'쇼티지 쇼크' 가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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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재해 따른 셧다운 충격 속 日 르네사스 화재까지 겹쳐…전방위 수급 대란 예고

 [사진=SMIC]
[사진=SMIC]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지진, 한파, 가뭄 등 자연재해로 공장 가동이 멈추면서 반도체 공급 부족(Shortage·쇼티지) 현상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화재로 인한 셧다운이 최근 또 발생해 업계가 비상 상황에 놓였다.

22일 외신 및 업계 등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생산 3위 업체인 르네사스가 지난 19일 화재로 일본 이바라키현 나카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재가동 시점은 '한 달'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화재로 나카 공장은 300mm 반도체 웨이퍼(반도체 칩에 회로를 새겨 넣기 위한 기판) 생산을 중단했다. 전체 장비의 2% 안팎을 차지하는 N3동 내 장비 11대가 피해를 입었다. N3동 내 전체 반도체 생산량의 3분의 2는 차량용 반도체다.

르네사스는 지난해 기준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네덜란드 NXP(10.2%), 독일 인피니온(10.1%)에 이어 8.3%의 점유율로 3위를 차지한 곳이다. 특히 차량 전력을 제어하는 마이크로컨트롤유닛(MCU) 분야의 선두업체로 전 세계 MCU 생산의 20%를 담당하고 있으며, 혼다·닛산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하지만 르네사스는 연이은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앞서 지난달 13일에는 일본 동북부에 규모 7.3 지진이 발생한 여파로 공장이 한 차례 멈춘 바 있다. 반도체 필수 소재인 포토레지스트를 생산하는 '신에츠'도 같은 이유로 생산을 잠시 중단했다.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미국에서도 지난달 텍사스주의 정전 사태로 NXP, 인피니언 등 주요 차량용 반도체 전문 기업들이 공장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삼성전자 역시 오스틴 반도체 공장 가동을 한 달 이상 중단한 상태다. 대만에선 가뭄에 따른 물 부족으로 TSMC를 비롯한 반도체 업체들이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TSMC는 작년 12월에도 지진 피해로 반도체 제조라인의 가동을 일시적으로 중단시켰다.

미국 마이크론 대만 D램 생산시설은 정전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12월 3일 1시간 동안 전기공급이 끊겼기 때문이다. 이곳에선 전체 마이크론 D램 생산량의 약 30%, 글로벌 D램 생산의 8.8%가량의 D램이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웨이퍼 투입량 기준 월 12만5천 장 규모다.

이처럼 반도체 업체들의 물량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자동차, 가전 등 다른 산업군에 속한 업체들도 발을 동동 굴리고 있다. 특히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이 한층 가중될 것으로 보여 완성차 업체들은 더 속을 끓이고 있다. 테슬라, 혼다 등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일찌감치 반도체 품귀 현상에 따른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차량용 반도체 납품사와 회의를 매일 진행하며 재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애플, 삼성전자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업체와 소니 등 게임업체도 반도체 공급 문제로 제품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샤오미 등 일부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핵심 반도체를 구하지 못해 생산에 차질을 빚고 일부 품종을 단종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동진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 사장은 지난 17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전 세계적으로 IT 쪽 반도체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이 심각하다"며 "협력사들을 만나고 매일 아침 부품 공급 문제와 관련해 임직원이 달려들고 있지만 2분기가 조금 문제"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집적회로(DDI·Display Driver IC)를 비롯해 모니터와 TV에 사용되는 반도체들이 품귀현상 조짐을 보이면서 TV·디스플레이 업체들도 불안감에 떨고 있다.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은 팹리스와 파운드리, 디자인하우스 등으로 구성된 반도체 생태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도체를 수탁 생산하는 파운드리 업체들의 가동률이 100%로 추가 여력이 없어지면서 반도체를 설계하는 팹리스 업체들이 위탁 생산을 맡기지 못해 타격을 입고 있어서다. 여기에 파운드리 업체들이 반도체 수탁 생산 가격을 올리거나 올릴 조짐을 보이면서 팹리스 업체들은 부담감을 호소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4시간 쉴 새 없이 돌아가는 반도체 공장의 특성상 단기간의 가동 중단에 각 기업의 손실액도 수백억~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돼 실적에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게 되면서 반도체 품귀난과 이에 따른 가격 인상도 더 가팔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반도체는 컴퓨터부터 스마트폰, 전자시계까지 모든 전자기기에 필요한 핵심 부품"이라며 "이번에 이어진 악재 여파로 반도체 생산 과정 등을 감안하면 2분기쯤 수급에 더 어려움을 겪거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생산이 지역적으로 기후 위험이 높아지는 지역에 집중돼 있어 앞으로도 이같은 일들로 공급망에 많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며 "기후변화 등으로 인한 공급 중단으로 오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이중으로 아웃소싱하거나 공급 업체의 탄력성을 확대하는 등 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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