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국내 맥주 시장 경쟁이 뜨겁다. 1위 오비맥주에 이어 2위인 하이트진로의 반격이 거세다. 하이트진로는 20여 년 동안 맥주 시장에서 1위를 지켜온 '강자'였지만 2012년 오비맥주에 역전당한 뒤 자존심 회복에 사활을 걸고 있다.
주류 명가 하이트진로를 이끄는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 사장은 '하이트맨'으로 통한다. 지난 1989년 하이트맥주에 입사한 뒤 한 회사에서만 30년여 동안 인사와 마케팅, 경영기획, 영업 업무를 두루 맡았다. 하이트맥주 영업본부 본부장과 하이트맥주 부사장을 거쳐 하이트진로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김 대표는 지난해 맥주 신제품 '테라'를 내놓으며 부진의 늪에 빠졌던 하이트진로 맥주사업 부활에 이끌 선봉장으로 꼽힌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신제품 청정라거 '테라'를 출시하며 국내 주류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테라는 시대적 요구를 반영해 기존 맥주와 차별화된 원료와 공법을 적용했다. 호주 내에서도 청정 지역의 맥아를 엄선하여 100% 사용하고, 발효 공정에서 자연 발생하는 리얼 탄산만을 사용했다.
5년 전부터 구상하고, 2년간 개발한 끝에 테라가 탄생했다. 하이트진로는 수입 맥주 공세로 국산 맥주 입지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국내 맥주 시장의 판세를 뒤집을 작품을 만들어야 했다. 치열하게 고민했고, 죽을 각오로 준비했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치열한 경쟁과 수입 맥주의 파상공세 속에 빠르게 변하는 소비문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시장 점유율 하락으로 어렵고 힘든 시기를 보냈다. 테라 출시를 통해 어렵고 힘들었던 맥주 사업에 마침표를 찍고 재도약의 틀을 마련할 것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주류 명가의 아성을 되찾기 위한 목표를 세웠다.
증권가와 업계에서는 테라의 고공행진은 올해에도 지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경쟁사와의 점유율 간격이 4%p로 좁혀지며 1위 탈환이 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하이트진로는 출시 보름 만에 판매 목표를 조정하고 2배 이상 생산량을 늘리기도 했다. 최근 코로나19로 단체 회식 모임이 줄어 주류 판매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주류업계에서는 "테슬라(테라+참이슬)가 코로나를 밀어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테라 판매호조로 내리막을 걷던 하이트진로 맥주 매출이 반등하는 등 실적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하이트진로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7.7% 상승한 1조1천154억 원을 기록했다. 신제품 마케팅 비용과 마산공장 효율화 등의 영향으로 손익은 일시적으로 감소했고, 지난해 연간 실적은 7년 만에 매출 2조 원을 기록, 회복하는 성과를 보였다.
하이트진로가 2조 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 2012년 이후 처음이다. 테라의 인기가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맥주 브랜드 중 출시 초반 가장 빠른 판매 속도를 보이며 101일 만에 1억 병, 279일 만에 4억 병을 판매한 테라는, 이후 판매에 가속도가 붙으며 약 5개월 만에 4억5천만 병을 더 판매하며 상승세를 보였다. 테라는 지난 10월 25일 기준(출시 585일) 13억2천만 병이 판매됐다. 초당 26병(330ml 기준)을 판매된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코로나 19속에서도 시장지배력을 높여가는 하이트진로는 코로나19가 종식되면 더 높은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테라의 성공으로 카스가 장기집권하고 있는 맥주 시장 판도가 바뀔지도 이목이 쏠린다.
김정섭 신영증권 연구원은 "하이트진로는 맥주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40% 가까이 기록하고 있으며, 소주 점유율은 60% 중후반대를 넘어 높은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완화 시 소비심리가 주류 소비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테라의 비중이 빠르게 상승하며 기존 제품과의 상쇄는 최소화하면서 메인 브랜드의 교체는 성공적으로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레귤러 맥주 테라의 성장과 함께, 가정용 시장에 특화된 필라이트 역시 수요 증가를 통해 맥주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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