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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RPG '가격파괴'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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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역할수행 게임(RPG)의 '가격파괴' 바람이 거세다.

메릴린치 증권은 8일 분석자료를 통해 최근 CCR이 'RF온라인'의 유료화 과정에서 택한 저가 전략이, 출시를 앞두고 있는 대작 RPG들의 가격정책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개 서비스 당시 동시 접속자 수 8만명을 돌파하며 승승장구 하던 'RF온라인'마저 '리니지'나 '뮤' 수준의 이용료를 책정하지 못하고 주저한 것은, 새 게임을 공개할 업체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었다.

'RF온라인' 사례가 아니더라도 다중접속(MMO) RPG의 이용료가 내려갈 것이란 기미는 이미 올 상반기부터 감지됐다. '군주', '거상', '프리프' 등 대부분의 RPG들이 월정액 요금제를 포기하고, 게임은 무료로 이용하되 아이템을 판매하는 방식의 부분 유료화를 채택했다.

그런가 하면 '위드2'나 '코룸 온라인', 신영웅문'과 같은 게임은 정액제를 실시하다가 무료화로 전환되기도 했다. 개발비 70억원이 투입된 대작 '탄트라'까지 부분 유료화 체제를 선택했을 정도.

매일매일 2시간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월정액을 비롯해 다양한 과금체계를 도입했던 '마비노기'도 온라인 게임 '가격파괴'의 선두주자 역할을 했다.

업계에서는 거액의 비용과 아낌없는 노력을 투자해 개발한 게임이 '제값'을 받지 못하는 게 아쉽긴 해도, 어쩔 수 없는 순리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사실상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은 이용자층을 대폭 확대시키기 이전엔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게 사실이다. '포트리스'나 '크래이지 아케이드', '메이플스토리' 등이 포진해 있는 캐주얼 게임 분야에서는 이용자들의 취향 변화에 따라 '카트라이더'나 '팡야'와 같은 신작 게임으로 유저 이동이 일어나곤 한다.

그러나 고강도의 몰입성을 요구하는 정통 RPG 분야에서는 이용자가 한 번 지갑을 열기 시작하면 이탈을 꺼려하기 마련이다. 계속해서 새로운 게임 세계가 업데이트 되고, 최고의 캐릭터로 군림하기 위해 나아갈 길이 지속적으로 열리기 때문. '리니지'와 '리니지2', '뮤'와 같은 게임이 매월 2만7천원~2만9천원 선의 높은 이용료를 받으면서도 장기 집권할 수 있는 이유다.

메릴린치 증권은 "'RF온라인'의 저가 전략이 '리니지'나 '뮤'와 같은 인기 게임들의 가격까지 끌어내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분석했다.

고가의 이용료에 걸맞는 만족도를 계속해서 제공해 주면서, 지속적으로 일정수의 월정액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이들 게임의 개발업체들이 스스로 가격을 내릴 리는 만무한 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향후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는 저마진 형태로 수익을 극대화시키는 가격정책이 새로운 경향으로 대두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가벼운 RPG와 캐주얼 및 보드 게임 부문에서는 부분 유료화가 대세로 자리잡은 상황이다.

'리니지'와 '뮤'가 차지하고 있는 영역 외의 정통 RPG 시장에서는 부분 유료화와 함께 'RF온라인'이나 '마비노기'와 같이 가격을 낮추고 체계를 다양화한 과금 모델이 정착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 말 또는 오는 2005년 초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 '아크로드', '라스트 카오스' 등 수십억이 투입된 블록버스터 게임의 개발사들도 암묵적으로 이점을 승인하고 있다.

블리자드, 나코인터랙티브 및 배급업체들은 "향후 이용료 책정에 있어 'RF온라인'의 가격 인하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면서 "하지만 게임 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어떻게든 월 정액제를 유지하는 게 옳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리니지'나 '뮤'의 게임성을 능가할 수 있다면, 이들 게임과 비슷한 수준의 요금제를 채택할 수 있는 길은 충분히 열려있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아크로드' 개발을 총괄한 NHN 게임 제작센터 문태식 이사는 "'RF온라인'의 새로운 시도로 인해, 대작 RPG 개발업체 측에선 요금제 선택의 옵션이 다양해졌다"며 "이용자들의 반응을 살펴보고 가격의 적정선을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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