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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대한항공 1.2조 지원…총수일가 배 채우는 도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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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유지 등 전제 조건 구체화해야…채권단 의결권 행사도 필요

[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참여연대가 대한항공에 대한 막대한 공적기금 지원이 "총수일가 배를 채우는 도구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고용유지와 자구안 등 지원을 위한 전제 조건을 구체화하고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부실 시 채권단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27일 '코로나19 기간산업 기업 지원, 대주주도 책임져야' 라는 논평을 내고 이같이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23일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통해 대한항공에 1조2천억 원의 대출 지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구체적으로 운영자금 형태로 2천억 원을 지원하고 화물 운송 매출채권이 기초자산인 7천억 원 규모의 대한항공 자산유동화증권(ABS)을 인수한다. 또 6월 주식 전환권이 있는 영구채 3천억 원도 인수한다. 이를 통해 산은과 수은은 대한항공 지분 10.8%를 확보하게 된다.

더불어 정부는 하반기 40조 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 등이 본격적으로 가동될 경우 추가 자금 지원도 시사했다.

이와 관련해 참여연대는 먼저 대한항공의 경우 경영부실이 코로나19 이전부터 시작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같은 지원이 위기를 핑계로 한 무분별한 공적자금 투입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즉 이 때문에 막대한 공적기금이 고스란히 대한항공 총수일가의 배를 채우는 도구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참여연대는 특히 대한항공의 경우 2013년 지주회사로의 인적 분할 이후 조원태 회장이 대주주인 한진칼에 대한항공 상표권을 부당하게 넘겼고 2019년 말 부채비율이 800% 이상인 상황에서도 매년 300여 억 원이라는 거액의 상표권 수수료를 지급해왔다는 점을 들며 사익편취 행위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을 예로 들었다.

 [사진=대한항공]
[사진=대한항공]

또한 참여연대는 "그동안 경제위기 상황에서 대기업 총수일가들은 공적자금은 취하고 구조조정이라는 명목으로 노동자에게만 기업부실의 책임을 전가해왔다"면서 "이번에도 재계와 야당은 기금 지원 전제조건인 고용유지 시 기업 부담이 크고 지분출자 시 경영간섭이 우려된다는 등의 용납하기 어려운 주장을 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이어 "정부가 보증하는 기간산업기금이 부실화할 경우 결국 국민부담으로 이어지게 되기 때문에 지원 시 명확한 조건과 자구방안을 제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물론 지원전제 조건으로 고용안정, 보수제한과 배당·자사주 취득 제한 등의 도덕적 해이 방지, 정상화 이익 공유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구속력 있는 서면으로 작성하고 위반 시 환수 조건 등이 기재된 계약서를 전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 참여연대 측 주장이다.

이와 함께 공적자금인 기간산업기금의 투입 현황과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며, 출자기업에게 자구안을 제출받는 것은 물론 부실 시 채권단이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독일, 이탈리아 등은 채무 미변제 항공사 등의 주식인수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현재 국회는 한국산업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 처리를 앞두고 있는데, 이를 위해 해당 개정안 내용을 보강해야 한다는 것 또한 이들의 주장이다.

참여연대는 "산은법 개정안은 기간산업기금을 지원대상 기업의 주식을 의결권이 없는 형태로 보유할 수 있게 하고 있다"면서 "출자를 위해 혈세가 투입되더라도 해당 기업은 각종 경영공시, 이사회 설치와 운영, 경영평가와 감독 등의 의무를 질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즉 의결권이 없는 주식을 보유한 산은 등은 사실상 자금만 대주고 어떠한 요구도 하지 못하는 채권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참여연대는 마지막으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위기에 외부 충격을 받는 기업들에 대한 지원은 신속하게 집행돼야 하지만 이번 기간산업기금 대책은 중소기업이나 일반 국민에 대한 지원과는 내용이나 수준이 다른 대기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다"면서 "기업이 공적자금 채무를 변제하지 못하면 당연히 의결권 주식으로 전환해 국민의 세금이 헛되이 쓰이지 않게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금빛 기자 gol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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