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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한국] 건설업계, 체질개선·내실경영 두 토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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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부동산 규제와 경기 불황 여파에 신사업 진출 박차, 성장 돌파구 찾기

한국 경제가 블랙홀처럼 출현한 코로나19 발(發)로 인한 불확실성의 늪에 빠르게 빠져들고 있다. 주문소리로 활기찼던 가게에는 한숨소리를 넘어 곡소리마저 느껴지고 있다. 산업단지마다 요란하게 돌아갔던 공장의 기계소리도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그래도 한국 경제는 위기 때 더 강했다. 1970년대 오일쇼크뿐 아니라 1997년의 외환위기(IMF),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슬기롭게 넘겨왔다. 기업들도 신발끈을 다시 바짝 조여매고 있다. 이에 아이뉴스24에서는 창간 20주년을 기념해 '희망 대한민국'의 최전선에서 위기 극복을 위해 뛰는 주요 기업들의 전략을 시리즈로 담아봤다. [편집자 주]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에 얼어붙은 주택시장과 경기 불황에 맞서 건설사들이 체질개선과 내실경영을 내세워 활로 찾기에 바쁘다. 정부의 잇단 규제책에 따른 주택시장 침체, 코로나19로 여파로 인한 어려움이 가중되자 주택 건설사업에만 집중하던 건설업계가 체질개선과 함께 활로 모색에 나선 것이다. 대표적으로 모듈러주택, 석유화학, 태양광, 전지 등 새로운 사업분야에 진출해 성장 돌파구를 찾고 있다.

◆GS건설, 모듈러 전문 3社 인수…베트남 주택 프로젝트 '속도'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이는 건설사는 '자이' 브랜드로 주택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해온 GS건설이다. GS건설은 국내 건설사 최초로 미국과 폴란드, 영구 3개의 선진 모듈러 업체를 인수하고 시장 선점에 나선다. 모듈러 주택은 레고 블록처럼 구조물을 쌓아 올리는 조립 공법으로, 자재와 부품을 공장에서 제작해 현장으로 운반한 후 그대로 조립해 짓는 주택을 말한다.

GS건설의 모듈러 전문회사 인수는 지난 15년간 사업 속도가 나지 않았던 베트남 주택 프로젝트와도 이어진다. GS건설은 냐베 신도시·뚜띠엠 착공 계획, 9군도시 설계 착수 등 다수의 베트남 개발사업에 나서고 있다. 특히, 대규모 주택개선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베트남은 모듈러 주택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모듈러 주택 전문회사 '단우드'가 공급중인 디자인 샘플. [사진=GS건설]
모듈러 주택 전문회사 '단우드'가 공급중인 디자인 샘플. [사진=GS건설]

냐베 신도시에는 빌라·연립주택, 아파트·주상복합 등 약 1만6천세대 규모의 'ZEITGEIST(자이가이스트)'가 들어선다. 올해 상반기 1-1단계 빌라와 타운하우스 분양 예정이다. 베트남 경제 중심지 호치민의 중심 사무지역과 인접한 투띠엠에는 'Thu Thiem zeit(투띠엠자이)' 아파트가 서비스 레지던스 계획으로 올해 상반기 중 착공 예정이다. 이 외의 추가사항은 현지 사업 진행 속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호치민시 9군 신도시 개발은 후속 인허가가 진행중이다.

박형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지난 2005년부터 토지를 취득하기 시작한 베트남 프로젝트가 15년만에 착공이 본격화되면서 장기 성장의 기반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특히 모듈 하우스 관련 M&A역시 베트남 프로젝트의 공급 속도를 가속화하기 위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글로벌 종합 부동산 서비스 회사 JLL의 선임 애널리스트 팀 로맥스는 "모듈러 주택의 경우 과거에는 부정적인 인식이 많았지만, 과거 건축 방식보다 더 정교해진 방식으로 미적·질적인 면에서도 눈에 띄게 발전했다"며 "모듈러 주택은 저렴하고 빠르게 지을 수 있다는 장점으로 앞으로 전 세계가 직면할 주택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팀 로맥스는 "전 세계적으로 저렴한 가격이라는 장점으로 모듈러 주택건설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으나, 아직 성장속도가 최대 속도에 도달한 것은 아니다. 잠재력과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분야"라고 덧붙였다.

◆건설사들, 석유화학·에너지·신소재 분야 광폭행보 '눈길'

아파트 등 주택을 짓는 사업에 한계를 느낀 건설사들은 석유화학, 에너지, 신소새 산업 분야 등 신시장 개척을 위해 과감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GS건설은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뛰어들었다. GS건설은 올초 포항 영일만 일반산업단지내 재활용 규제자유특구 12만㎡(3만천평) 부지에 2차전지의 재활용과 관련 사업을 위한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오는 2022년까지 1차로 1천억원을 투자해 2차 전지에서 연간 4천500톤의 니켈, 코발트, 리튬, 망간 등의 금속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조성·운영한다. 이어 2차 투자로 연간 1만여 톤 규모로 사업을 확대한다.

배터리 리사이클링 산업은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라 선진국에서는 차세대 유망 사업으로 주목받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오는 2040년 새 차의 절반 이상과 전 세계 차량 중 3분의 1이 전기차가 될 것이며 2050년에는 배터리 리사이클링 시장이 6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건환 서울대학교 화학공정신기술연구소 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환경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서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 2차전지 재활용에 대한 연구와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2차전지 재활용을 위해서는 균일하고 연속적으로 금속을 분리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 기술이 안정적으로 확보되면 가격 변동률이 매우 큰 2차전지 재료인 리튬, 코발트 등의 변동성에 안정적으로 대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림산업이 인수한 美 크레이튼사의 카리플렉스 사업부 브라질 생산공장. [사진=대림산업]
대림산업이 인수한 美 크레이튼사의 카리플렉스 사업부 브라질 생산공장. [사진=대림산업]

지난해 주택사업과 석유화학사업의 호조에 힘입어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한 대림산업은 기존 건설사업과 함께 석유화학·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에 나서면서 내실을 다지고 있다. 지난해 의료용 소재 생산하는 미국 석유화학회사를 성공적으로 인수해 고부가가치 석유화학사업 분야 진출 준비를 마쳤다. 특히 대림은 의료용 신소재 산업에 주목하고 있다. 해외 기술과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의료용 소재 국산화를 통해 의료용 신소재 산업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SK건설은 현존 세계 최고 효율을 가진 연료전지 생산에 나선다. SK건설은 세계적인 연료전지 주기기 제작업체인 미국 블룸에너지(Bloom Energy)와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의 국내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을 완료하고, 연료전지 생산을 본격화한다고 지난 1월 밝혔다.

양사는 지난해 9월 SOFC 생산과 공급을 위한 합작법인과 국내 생산공장 설립에 관한 합작투자계약(JVA)을 체결했으며, 최근 법인 설립 절차가 마무리됐다. 이르면 올해 연료전지 생산이 본격적으로 국내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생산규모는 연간 50MW로 시작해, 향후 400MW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국내 생산은 최고 사양 제품의 국산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해 8월 SK건설이 공급∙시공을 완료한 KT 대덕2연구센터에 설치된 연료전지 주기기 모습. [사진=SK건설]
지난해 8월 SK건설이 공급∙시공을 완료한 KT 대덕2연구센터에 설치된 연료전지 주기기 모습. [사진=SK건설]

박건환 연구원은 "연료전지 생산 주기기는 연료에 포함된 수소와 공기중에 존재하는 산소가 전기화학 반응에 의한 직접 발전 장치를 의미하는데, 이 기술의 최대 장점은 온실가스 배출이 없어 친환경적 이라는 것"이라며 "특히, SK건설이 연구개발에 나선 제3세대 연료전지라고 불리는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는 기존 연료전지 중 가장 전력 변환효율이 높은 차세대 에너지 기술로, 고온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다른 연료전지와 달리 비싼 촉매를 사용하지 않고도 빠른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응면적과 셀 적층 갯수에 따라 전류와 전압 조절이 가능해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다. 즉, 생산 제품의 규모 조절이 가능해 휴대용 전자기기에서부터 운송수단, 상용차, 대중교통, 건물 백업전원까지 폭넓게 상용화가 가능하다"며 "시장 규모가 커지는 가운데, SK건설이 기술 선점해 생산설비를 갖췄다는 점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서온 기자 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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