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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M&A 한쪽다리 걸치기' 눈길...롯데카드 이어 푸르덴셜생명도 인수금융 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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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M PE에 인수금융 주선…MBK와 손잡을 가능성도

[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놓고 KB금융과 MBK파트너스가 2파전을 벌이고 있던 가운데, 우리은행이 또다른 예비입찰자인 IMM 프라이빗에쿼티(MM PE)에 인수금융을 제공하기로 결정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선 우리금융의 이번 인수금융 참여 결정을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위한 '한 발 걸치기 전략'으로 해석한다. 지주 2년차에 접어든 우리금융으로선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한 비이자수익 확보가 적실한 데다, 이미 지난해 롯데카드 지분 인수 때에도 인수금융을 발판으로 삼은 전례 때문이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우리은행은 푸르덴셜생명 예비입찰에 참여한 사모펀드 IMM PE에게 인수금융을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IMM PE 측에서 인수금융 제의가 들어왔으며, 현재 해당 내옹을 논의 중인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푸르덴셜생명 예비입찰엔 KB금융지주, MBK파트너스, IMM PE, 한앤컴퍼니, 푸본그룹 등이 참여한 바 있다.

◆지분 인수 정해진 것 없다지만, 비은행 부문 강화 필요성↑

인수금융이란 인수합병에 필요한 자금을 대출하는 업무를 말한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서 높은 수수료 수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인수금융은 모든 은행들이 군침을 흘리는 먹거리다. 따라서 우리은행이 인수금융에 나선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우리금융이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나설 거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도 "IMM PE가 낙찰 받은 이후 인수금융을 얼마나 제공할지 논의 중이지, 푸르덴셜생명 지분 인수에 대해 정해진 건 없다"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금융권에선 이번 인수금융을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롯데카드 인수전 당시 우리금융은 MB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롯데카드의 지분 20%를 매수함과 동시에 MBK에 인수금융을 주선했다.

이 같은 전력에 비춰볼 때 향후 IMM PE가 푸르덴셜생명 본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경우, 우리금융이 인수금융을 발판 삼아 파트너로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IMM PE는 우리금융의 과점주주이기도 하다.

인수에 참여할 명분도 충분하다. 모든 금융지주가 마찬가지겠지만, 지주전환 2년차를 맞은 우리금융으로선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시급하다. 지난 해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을 자회사로 편입시키긴 했지만, 다른 금융지주사와 비교하면 아직 비은행 부문이 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지난해부터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 의지를 밝혀온 바 있다. 이 때문에 그간 우리금융은 매물이 나올 때마다 '잠재적 인수 후보'로 평가받곤 했다.

푸르덴셜생명이라는 알짜 생보사가 가진 가치도 무시할 수 없다. 푸르덴셜생명의 자산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약 20조원으로 업계 11위에 해당하며, 총자산이익률(ROA)는 1.07%로 업계 2위다. 저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생보사들의 ROA가 쭉쭉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서도, 안정적인 자산운용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금융은 내부적으로 증권사를 1순위 인수대상으로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알짜 매물이 좀처럼 등장하지 않는 상황에서, 푸르덴셜생명은 충분히 매력적인 매물이라 볼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의 실적은 포트폴리오 다각화 정도에 따라 좌우되는 만큼, M&A는 중요한 요소다"라며 "우리금융이 증권사 인수를 제1 목표로 삼았지만, 마땅한 매물이 없는 만큼 생보사 인수에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IMM PE가 아닌 MBK파트너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경우에도 우리금융이 인수에 참여할 여지는 있다. 통상 사모펀드의 목표는 매매를 통한 차익 실현인데, 아예 인수 과정에서부터 원매자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면 나중에 빠져나오기가 더 쉬워지기 때문이다. 더구나 금융지주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면, 사모펀드 입장에서도 자금 부담을 덜 수 있게 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대형 딜일수록 사모펀드 자체적으로 자금을 마련하는 데 한계에 부딪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한다"라며 "금융지주와 컨소시엄을 구성할 경우 대규모 자금 공급이 가능해진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우리금융 관계자는 "아직까지 MBK파트너스 측에서 어떠한 제의가 온 건 없다"라고 말했다.

◆강력한 자금력 갖춘 KB금융…19일 본입찰 각축전 예고

우리금융이 인수금융에 참여하면서 오는 19일 예정된 푸르덴션생명 본입찰은 일단 KB금융·MBK파트너스·IMM PE 3파전으로 전개될 양상이 크다.

KB금융은 단독으로 참여했지만 국내 금융지주 중 가장 강력한 자본력을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KB금융의 지난해 말(잠정) 보통주자본비율과 BIS비율은 각각 13.59%, 14.48%로 국내 금융지주 중 가장 높다.

신한금융과 리딩뱅크 경쟁을 벌이고 있는 KB금융으로선 인수합병을 통한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시급하다. 지난해 KB금융은 순이익에서 917억원 차이로 신한금융에 밀렸었다. 은행 부문에선 앞질렀으나 결국 비은행 부문에서 갈렸다.

일각에선 회계사 출신인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적정가격을 뛰어넘는 가격을 적진 않을 것이라고 본다. 다만 지난 2016년 현대증권 인수 당시 예상 가격이었던 6천억~8천억원을 웃도는 1조원이 넘는 가격을 써낸 바 있는 만큼, 이번에도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현재 푸르덴셜생명의 예상 매각가는 2조~3조원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인수 후보군을 보면 누가 우위라고 하기 어려울 정도로 강력한 자금력을 갖고 있다"라며 "누가 가장 과감하냐에 따라 갈릴 것 같은데, 본 입찰 전까지는 예상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한편 푸본그룹도 예비입찰에 참여했지만, 승산이 없다고 판단해 푸르덴셜생명 실사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본이 우리금융의 과점주주라는 점에서 'IMM PE-우리금융'과 동맹을 맺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나, 과거 전력이 없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높진 않은 상황이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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