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철강 공급과잉과 환경보호 문제 등을 해결하고자 설비감축과 구조조정에 나섰던 중국의 철강산업이 다시금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중국 철강업계가 구조조정을 마무리 짓고 대형 철강업체를 중심으로 철강산업 집중도를 높이며 조강생산량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한국철강협회 등에 따르면 중국의 조강생산량이 올해 들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5월 중국의 조강생산량은 8천112만톤을 기록하면서 지난 2월 조강생산량(6천493만톤)보다 무려 25% 증가했다. 4월에는 7천669만톤을, 3월 7천398만톤을 각각 기록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 2015년 내수 철강재 가격 하락으로 자본잠식 우려가 커지자 조강생산량 감축과 구조조정 등 철강산업 재편에 나섰다. 게다가 중국은 전 세계 조강생산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면서 각국으로부터 생산량 감축 압박을 받아왔다.
중국 정부는 상위 10개 철강사에 조강생산량 비중을 60%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2020년까지 조강생산능력을 1억~1억5천만톤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동시에 2017년에는 부적합 철강재를 일컫는 '띠티아오강(ditiaogang)'을 시장에서 퇴출시켰다.
중국은 특히 철강산업 과잉해소를 위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정부 인프라 투자는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16년 12월에는 보산강철과 무한강철을 통합해 생산량 6천100만톤 규모의 보무강철그룹을 출범시켰다. 또 서우강철을 인수한 허베이강철은 지난해 세르비아 철강사 '제레자라 스메데레보'를, 올 초에는 슬로바키아 최대 철강사 'US스틸 코시체'를 인수했다.
중국은 오는 2025년까지 자국 내 대형 철강사들을 8천만톤급 3~4곳, 4천만톤급 5~8곳으로 통폐합할 예정이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게 된 신생 대형 철강업체는 자동차 강판 등 고급 철강재 생산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세계 철강업계에서는 중국의 철강산업 구조조정 정책이 현재까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올해 중국 정부가 의도한 생산설비 10억톤 하회 및 가동률 80% 수준의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철강산업의 집중도를 높이고 기술개발 등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고부가 전략으로 차별화에 나섰던 국내 철강업계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 금융시장이 좀비 철강기업들에 대한 대출규제 강화, 공급능력 축소 및 부적합 철강재 퇴출 등을 진두지휘하고 있다"며 "중국 철강업체들이 수익성 개선에 효과를 거두고 있어 우리나라 철강산업에 미치는 영항도 곧 명백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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