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현대百, 올 봄 해외 럭셔리 패션 승부수

[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신세계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이 올 봄 해외 패션 브랜드를 단독 론칭하며 럭셔리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맞붙는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가성비를 내세운 반면 내셔널 브랜드 위주의 한섬은 뉴럭셔리 브랜드로 소비자 층을 넓히고 있다.

27일 신세계그룹의 패션계열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영국 패션 브랜드 '리스(REISS)'의 국내 판권을 확보하고 28일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국내 첫 여성 단독 매장을 오픈한다고 밝혔다. 남성 단독 매장은 3월 1일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 문을 연다.

영국 왕세자비 케이트 미들턴이 약혼식에서 입은 드레스로 화제가 된 리스는 1971년 영국 런던에서 데이비드 리스(David Reiss)가 맞춤복 매장으로 시작한 브랜드다. 창립 초기부터 별도의 디자인팀을 구성하고 디자인팀이 자체 개발한 원단을 사용해 의상을 제작하고 있다. 주로 고전 영화와 미술작품에서 등장한 의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패션을 선보이고 있다.

리스는 일반인들도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착한 가격'으로 유명하다. 해외 유명 컨템포러리 브랜드의 약 70% 수준의 가격대로 '합리적인 럭셔리'를 지향한다는 설명이다. 여성 드레스 30만원대, 여성 재킷 40만~60만원대, 남성 수트 70만~80만원대, 남성 캐주얼 재킷 30만~50만원대, 셔츠 10만~20만원대로 국내 브랜드와 견줘도 손색없는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가성비 트렌드에 따라 리스의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해 매장을 적극 확대할 예정이다. 남녀 매장을 별도로 운영하며 올 상반기에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에 6개 매장을 열고 하반기에 6개 매장을 추가로 오픈해 연말까지 총 12개 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수용 신세계인터내셔날 리스 담당 상무는 "합리적인 럭셔리를 추구하는 리스는 가격 대비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만족도가 높은 브랜드"라며 "백화점 내 수입 브랜드 중에서도 디자인과 가격에 대한 경쟁력이 높기 때문에 빠른 시간 안에 높은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섬은 미국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 '3.1 PHILLIP Lim(필립림)'의 국내 독점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섬(한섬글로벌·현대G&F 포함)은 이탈리아 남녀 토탈 패션 브랜드 '포츠 1961'과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로샤스'에 이어 총 27개의 해외 브랜드를 운영하게 됐다.

필립림은 2005년 중국계 미국 디자이너 '필립림'이 자신의 이름을 그대로 따서 만든 브랜드로, 알렉산더왕·포츠·스텔라 매카트니 등과 함께 트렌드를 선도하는 대표적인 '뉴럭셔리' 브랜드로 꼽힌다. 절제된 스타일로 유명하며 현재는 전세계 26개국에서 300개 이상의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한섬은 3월 1일 필립림 여성과 남성 매장을 갤러리아명품관 웨스트 2층과 4층에 각각 오픈하고 현대백화점 등 주요 백화점에 유통망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한섬은 필립림이 남녀 컬렉션뿐 아니라 가방·슈즈 등 풀 라인을 갖추고 있는 만큼, 단독 또는 편집숍 등 다양한 매장 형태로 운영할 계획이다.

한섬은 앞으로도 '폼', '무이', '톰그레이하운드' 등 자체 편집숍을 통해 해외에서 떠오르고 있는 다양한 해외 브랜드 콘텐츠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현대백화점에서 운영 중인 폼의 경우 약 130여 개의 수입 브랜드를 발굴해 운영 중이다. 무이와 톰그레이하운드에선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신규 브랜드와 유명 브랜드의 컬렉션을 다채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한섬 관계자는 "해외시장에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뉴럭셔리 브랜드를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차별화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며 "글로벌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을 강화해 패션전문기업으로서의 역량을 강화하고 새로운 트렌드를 제안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