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기자] 도시바가 메모리 사업부 매각과 관련해 한미일연합과 우선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국제매각사례 중 전례가 희박한 우선협상 대상자 교체를 단행할 전망이다. 이달말 도시바가 WD와 최종매각계약을 완료한다면 상도덕적인 측면에서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25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현지매체에 따르면 도시바는 메모리 사업부 매각과 관련해 웨스턴디지털(WD)과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본 협상을 시작해, 지난 24일에는 이사회까지 안건이 통과된 것으로 보인다. 최종매각계약만 남은 상태로 이달말 결정된다.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 인수를 위해 결성된 WD 진영은 미국투자펀드 KKR과 일본산업혁신기구, 일본정책투자은행 등이 포함됐다. WD는 전환사채 등 의결권 없는 형태로 1천500억엔(한화 약 1조5천400억원)을 출자한다. WD 진영은 약 1조9천엔 수준의 금액을 조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와 WD는 현재 미국과 일본 지역에서 총 5건의 소송을 두고 치열한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두 진영 모두 한치도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외부적으로는 공방을 벌이고 있기는 하나 내부적으로는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고 지속적인 밀당 협의를 해 온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는 이미 지난 6월 한미일연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한미일연합은 일본산업혁신기구를 중심으로 베인캐피탈과 SK하이닉스가 포함돼 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보다는 WD가 이번 인수전의 딜브레이커라 지적한 바 있다. 한미일연합을 주도했던 일본산업혁신기구 또한 도시바에게 WD와의 소송에 대한 합의를 이룰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도시바가 WD와 합의에 이르면서 새로운 미일연합이 형성됐다. 이 연합에는 기존 한미일연합의 일본산업혁신기구와 일본정책투자은행 등이 그대로 옮겨 왔다. 도시바와의 주요 현지 은행들 또한 약 7천억엔으로 대출한도를 늘려줄 계획이다.
도시바의 국제적 비난을 감수하면서도 우선협상대상자를 갑작스럽게 교체한 데에는 WD와의 법정공방과 채권단의 8월 매각계약 종료 최종 통보가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 WD 역시 도시바가 욧카이치 공장 단독 투자에 나서면서 낸드플래시 양산에 비상등이 켜진 상태였다.
한편, 도시바가 WD와 최총매각계약을 맺는다하더라도 갈 길이 멀다. 도시바와 동종업체인 WD는 각국가의 반독점 규제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도시바와 WD의 법적 공방 진행 중 잃어버린 신뢰도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자금 조달 또한 고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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