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기자] 22일 오후 6시께 부산 서면 쥬디스 태화백화점 앞 젊음의 거리. 이곳에서 난데없이 롯데자이언츠 응원곡 '부산갈매기' 노래가 울려 퍼졌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공식 대선후보로 등록한 이후 처음으로 자신의 고향인 부산에서 유세를 펼쳤다.
분위기를 주도한 사람은 야구의 전설로 불리는 박정태 전 롯데 자이언츠 2군 감독이었다. 박 전 감독은 연설을 마친 문 후보에게 롯데자이언츠 야구복을 입혔다. 주황색 봉다리를 펼쳐 문 후보의 머리에 씌웠다. 부산롯데의 상징 '봉다리 응원'이 이어지자 부산 시민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박 전 감독은 문 후보와 함께 손을 잡고 부산갈매기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자 시민들도 함께 따라 불렀다. 어린아이와 중년의 아주머니, 어르신까지 남녀노소가 이른바 '떼창'을 시작했다. 한 곡으로 아쉬웠던 시민들은 곳곳에서 '앵콜'을 외쳤다. 뒤이어 이들은 '돌아와요 부산항'을 불렀다.
이날 이곳은 문 후보의 유세현장이 아니라 마치 부산의 사직야구장을 방불케 했다. 야구 열기로 유명한 부산에서 문 후보의 야구마케팅이 적중한 순간이었다.
특히 부산이 고향인 문 후보는 연설 곳곳에 부산 사투리를 구사하면서 분위기를 한층 더 고조시켰다. 문 후보는 이날 유세차량에 오르자마자 "부산에 오니까 참 기분이 억수로 좋습니더"라고 인사하자 시민들은 '문재인'이름을 연호했다.
문 후보는 "지난 2012년 대선 때는 부산에서 처음으로 공식 선거운동을 했지만, 이번에는 다른 곳부터 다녀왔다"며 "부산시민들이 '마 됐다. 여기 올 시간 있으면 다른 곳부터 당겨라'라고 해서 어려운 지역인 대구부터 들렀는데 그것이 부산민심 아입니꺼"라고 소리쳤다.
그러자 시민들은 웃으면서 "아입니더. 부산부터 오이소"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날 지지자들과 시민들은 서면 차도 앞까지 인파를 점령하면서 이곳은 민주당의 상징인 파란색 물결로 가득했다. 민주당 선대위 측은 3만명이 모였다고 집계했다. 이는 선거운동 이후 최대급으로 모인 인파다.
특히 부울경은 이른바 '안풍(安風)'을 잠재우기 위해 매우 중요한 곳이다. 부산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고향이기도 한 곳으로 여전히 중도 보수층이 두텁기 때문이다. 이날 문 후보는 통합에 방점을 찍고 유세를 펼쳤다.
문 후보는 "3당합당 이후 갈린 민주세력이 다함께 모여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이 하나가 됐다"며 "부산에서 불어온 정권교체의 북남풍이 이제는 태풍이 됐다. 저를 키워준 부산에서 문재인의 제3기 민주정부의 꿈을 펼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시민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이날 부산 집중유세에는 안희정 충남지사의 아들 정균씨와 이재명 성남시장의 부인 김혜경씨,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 비문계인 박영선 공동선대위원장 등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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