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국회 로텐더홀 단식 농성장에서 구급대원이 통일교·공천헌금 '쌍특검' 수용을 요구하며 이레째 단식 중인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바이탈을 체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fb71353322a11c.jpg)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통일교 특검'·'여당 공천헌금 의혹 사건 특검' 도입을 요구하며 돌입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단식이 일주일째를 맞았다. 의원들의 만류에도 장 대표가 물과 미량의 소금만 섭취하는 엄격한 단식을 고수하고 있고, 몸 상태도 눈에 띄게 악화하면서 당 안팎에서는 그의 결기를 인정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다만 단식의 본래 목표인 '쌍특검 관철'은 여당의 수용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뚜렷한 출구전략을 찾지 못한 채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모습이다.
단식 7일째를 맞은 21일 장 대표의 건강 상태는 한층 나빠졌다. 체내 산소포화도 저하로 전날 밤부터 산소호흡기를 착용한 그는, 이날 오전 중남미 순방에서 조기 귀국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를 맞이할 때 잠시 몸을 일으켜 세운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시간을 텐트에 눕거나 잠깐씩 책상 앞에 앉은 채 보냈다.
당내 의료 지원을 총괄하는 서명옥 의원은 "단식 7일차가 되면 장기 손상과 뇌 손상이 우려된다"며 "국회 의무실에서도 뇌 손상 가능성을 심각하게 우려하며 병원 이송을 권고했지만, 본인이 이를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의료진이 직접 나서 후송을 설득했지만, 장 대표는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장 대표가 단식을 꿋꿋이 이어가면서, 정치권에서는 이번 단식이 '장동혁 중심의 보수 재결집'이라는 또다른 노림수를 이뤄내는 데 상당 부분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식 초반에는 투쟁 전선의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전날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당내 쇄신 세력의 한 축인 유승민 전 의원이 농성장을 찾았고, '한동훈 전 대표 제명 국면'에서 장 대표의 강경 노선을 비판해왔던 원내 쇄신 모임 '대안과 미래'도 "지금은 장 대표에게 힘을 모아줄 때"라며 직접 농성장을 방문했다.
여기에 이날 오전 이준석 대표까지 귀국 직후 농성장을 찾아 "지금까지 본 단식 가운데 가장 진정성 있고 정석적인 단식"이라며 "가장 효율적인 공조 방안을 하루빨리 찾겠다"고 밝히면서, 장 대표의 단식을 매개로 보수 진영 내부 결집 흐름이 한층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문제는 나날이 악화되는 건강 상태 속에서 '단식 중단의 명분'이 쉽게 마련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장 대표는 단식의 목적이 '쌍특검 수용'인 만큼, 국회 운영 주도권을 쥔 더불어민주당과 특검 임명 권한을 가진 이재명 대통령의 태도 변화가 선행돼야 중단이 가능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국회 로텐더홀 단식 농성장에서 구급대원이 통일교·공천헌금 '쌍특검' 수용을 요구하며 이레째 단식 중인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바이탈을 체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8600f64b17d80b.jpg)
그러나 청와대와 여당은 단식 일주일째인 이날까지도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당초 이날 오후 신임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과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가 농성장을 찾을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두 사람은 서로 간 회동만 가진 뒤 농성장에는 방문하지 않았다. 홍 수석은 국회 본청을 나서며 "(장 대표와의) 회동 일정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이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장 대표 단식과 국민의힘의 영수회담 제안에 대한 질문에 "지금은 여야 간 대화가 우선"이라며 청와대가 직접 나서 중단을 권유할 뜻이 없음을 에둘러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하지도 않은 말을 지어내 정쟁을 유발하는 경우가 있다"며 야권을 겨냥하기도 했다.
아울러 야당이 요구하는 '통일교·신천지 분리 특검'에 대해서도 "(하자고) 말은 하는데 꼬투리를 잡아 협상을 지연시킨다"며 "왜 굳이 따로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수사를 안 하려는 게 목표 아니었느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해, 국민의힘 요구를 수용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에 여기서 접으면 성과가 아무것도 없는 단식이 돼 버리는 만큼, 장 대표가 건강이 허락하는 한 당분간 단식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동시에 일각에선 장 대표가 단식을 통해 강화된 당내 리더십을, 또 다른 현안인 '한동훈 전 대표 제명' 문제를 매듭짓는 데 활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전날 박수영 의원이 한 전 대표에게 단식 동참을 공개 요구하는 등, 당 중립지대를 중심으로 한 전 대표가 최소한 농성장 방문을 통해 대여 투쟁의 '원팀' 이미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다만 한 전 대표는 유승민 전 의원과 '대안과 미래' 의원들의 농성장 방문에도 아직 별도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 대표 측근은 이날 통화에서 "(한 전 대표가) 그곳에 꼭 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방문할 경우 장 대표 단식이 당내 정치 문제로 비칠 수 있어, 여권이 더 무시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오히려 이 상황에서 장 대표가 선제적으로 한 전 대표 제명 보류를 선언하면 당 대여투쟁력이 더 강화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반면 장 대표의 건강이 악화하는 가운데 이 같은 냉각 기조가 이어질 경우 당내에서 한 전 대표만 고립되는 구도가 굳어지면서, 당권파가 장 대표에게 '제명 강행'의 명분을 쌓기 더 쉬워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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