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혼용무도' 이재명정권 6개월 국정평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fbcbdac49d5971.jpg)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장동혁 대표가 5일 "이재명 정권 6개월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약탈과 파괴'"라고 혹평하며 당내를 향해 "이재명 정권에 맞서 모두 하나 돼 싸우자"고 당 결집을 호소했다. 그러나 이를 들은 친윤(친윤석열)계 윤한홍 의원이 장 대표 면전에서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비판하는 꼴"이라며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벗어던져야 한다"고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지난 3일 장 대표의 '비상계엄 사과' 거부를 기점으로 장 대표의 '리더십 논란'이 당 내에서 뚜렷하게 관측되는 모습이다.
장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혼용무도 이재명 정권 6개월 국정평가회의'에서 "이재명 정권이 민생 약탈을 넘어 나라의 근간인 법치주의와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다"며 대표적 실정으로 △여당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법 왜곡죄 신설 △이 대통령 재판 중단 △4심제 도입 시도 △배임죄 폐지 시도 △국가보안법 폐지안 발의 △문진석 의원-김남국 전 대통령실 국민소통비서관 청탁 정황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의힘이 국민의 자유와 안전을 지키고,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다시 세우기 위해 모두 하나가 돼 싸워야 한다"며 "오늘 이 자리가 국민과 함께 승리하는 대역전의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송언석 원내대표 역시 "지난 6개월 국가 기본 시스템과 질서가 파괴됐고, 국민들이 피폐한 삶을 살고 있다"며 "혼용무도 대한민국의 자살항로가 이재명 정권의 지난 6개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 기본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대한민국의 역사와 국민을 기망하는 거짓말 정권으로부터 나라의 미래를 지켜내는 대안정당·정책정당으로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최선을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도읍 정책위의장까지 지도부 발언이 끝난 직후 당 상임위원장 자격으로 첫 마이크를 잡은 윤 의원(정무위원장)은 이같은 '대여투쟁' 기조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다. "퇴임 이후 감옥에 가지 않는 것이 제1 목표가 된 이 대통령이, 이를 위해 국가 시스템을 망가뜨리는 어처구니 없는 나라가 돼가고 있다"고 운을 뗀 그는 "그러나 우리 당에 대한 국민 비판도 만만치 않다"고 총구를 틀었다.
윤 의원은 "이 대통령이 사법농단에 대장동 항소포기까지 상상 밖의 행동을 해도 대통령 지지율이 60% 가까이 가는데 우리 당 지지율은 과락 수준에서 변동이 없다"며 "왜 그렇겠나. 우리가 비판할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는 국민들이 더 많아서 그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비판하는 꼴이니 아무리 우리가 정부를 비판해도 국민 마음에 다가가지 못하는 것"이라며 "백약이 무효"라고 했다.
특히 '국정마비가 계엄의 원인이었다'는 장 대표와 송 원내대표의 지난 3일 계엄 1년 메시지에 대해 "이런 말은 더 이상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직격했다. 그는 "아무리 그래도 계엄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아니었다"며 "계엄을 벗어던지고 어이없는 판단의 부끄러움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해야 우리 당이 살고 대한민국이 살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도확장 대신 '집토끼 잡기'에 보다 신경을 쓰는 장 대표의 최근 메시지도 정면 반박했다. 윤 의원은 "우리를 국회의원 만들어준 지지세력, 당대표로 만들어준 그런 분들에 대한 섭섭함은 지방선거에서 이겨서 보답하면 되는 것"이라며 "몇 달 간 배신자 소리 들어도 된다. 지선 이겨서 대한민국 살려야 할 것 아니냐. 내란 프레임 지긋지긋하지도 않냐"고 날을 세웠다.
윤 전 대통령과의 완전한 관계 단절도 요구했다. 윤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은 입당 당시 우리 당과 연결고리가 거의 없었고 우리와 계엄도 논의할 생각이 없던 사람이었다"며 "2021년 우리는 그를 영입하기 위해 배신자 소리까지 들었다. 그때의 와신상담 정신으로 윤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벗어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윤 의원의 발언이 끝난 후 마이크를 잡은 최형두·서범수 의원 등이 잇달아 그의 말에 공감을 표했다. 조은희 의원 역시 회의 직후 페이스북에 "윤 의원이 말한 인식과 방향에 깊이 공감한다"고 했다. 이들은 '비상계엄 사과 성명 발표 25인'에 이름을 올린 의원들이다.
윤 의원 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장 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바닥을 내려다봤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윤 의원의 발언에 대해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여러 목소리가 나오는 게 민주 정당이라고 생각한다"며 "당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왔다고 생각한다. 구체적 발언에 대한 평가는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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