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왼쪽),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6bf685743e431f.jpg)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이 29일 참사 발생 3년 만에 처음으로 '정부 공식 주관' 추도식으로 개최됐다. 김민석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 관계자와 우원식 국회의장, 여야 대표가 모두 참석한 가운데, 정치권은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가적 노력을 다짐했다.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은 참사일 10월 29일을 기억한다는 의미로 오전 10시 29분 서울 전역에 울린 사이렌과 함께 시작됐다. 우 의장은 추모사에서 "추모 사이렌을 들으며 그날 위험을 알려야 할 사이렌이 이제 울리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의 끝없는 통곡에 국가가 더 빨리, 정확히 나섰어야 한다는 질책과 반복되는 참사를 끊어내지 못하면 서글픈 사이렌이 앞으로도 멈추지 않을 거라는 경고, 그 모든 것이 다 담겨져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이어 이태원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독립성 보장과 현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 중인 국민의 '안전권'을 명시하는 내용의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의지도 밝혔다. 그는 "지난 6월부터 특조위의 참사 진상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시간이 늦은 만큼 더 (조사에) 빈틈이 없어야 한다. 특조위가 독립성과 권한을 온전히 지켜가며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게 국가의 가장 큰 책무라는 국민적 합의를 반드시 입법으로 완성하겠다"며 "(통과를) 미뤄왔던 생명안전기본법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힘줘 말했다. 우 의장이 추모사를 낭독하자 일부 유가족들은 연신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야당 시절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 필요성을 지속해서 주장한 끝에 지난해 4월 특별법 본회의 통과를 이끌어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희생자에 대한 2차 가해 방지 △트라우마센터 설립 △참사 관련자 징계 시효 정지 등을 골자로 한 법 개정 절차에 나서겠다고 했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생존자와 현장 출동 소방관들은 트라우마로 고통을 받고, 유가족을 향한 혐오와 모욕도 일상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참사 관련 공무원 공소시효는 끝을 앞두고 있다"며 "민주당은 이태원 참사의 피해 회복 진상규명이 완전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개정안을 빠른 시일 내에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또 최근 정부 합동감사 태스크포스(TF)가 2022년 대통령실 용산 이전에 따른 경비 인력 불균형이 참사의 원인이 됐다는 내용의 감사 결과를 발표한 것을 두고도 "국가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해 벌어진 참사"라며 윤석열 정부의 책임을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장동혁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추도식에 참석했으나, 당 차원의 별도 논평은 내지 않았다. 국가적 애도에는 동참하면서도 참사가 자당의 정치적 책임 문제로 비화되는 것을 경계하는 모습으로 풀이된다.
당 입장에선 지난해 1월 원내지도부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이태원특별법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했던 점, 참사 당시 주책임자로 꼽힌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경질론을 일축했던 전력 등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이 전 장관 유임 등 당시 정부가 '책임 인정' 면에서는 아쉬운 점이 있던 것도 사실"이라며 "참사 희생자에게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하고, 앞으로 우리 당도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일에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국회 다수당인 여당이 한목소리로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약속한 만큼, 향후 특조위 활동과 희생자·유가족 지원 확대를 위한 특별법 개정 절차는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영상 추모사를 통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참사 유가족과 국민들께 다시 한번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미흡했던 대응, 무책임한 회피, 충분치 않았던 사과와 위로까지 이 모든 것들을 되돌아보고 하나하나 바로잡아 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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