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지난 8년 동안 중국 시장에서 자동차 판매량이 5분의 1로 줄어들고, 중국에 있는 다섯 개의 공장 가운데 2개를 처분하면서, 중국 철수설까지 나돈 현대차가 극적인 반전을 모색하고 있어 주목된다.
중국 파트너사인 베이징자동차(BAIC)와 함께 양사의 합작사인 베이징현대에 11억 달러(약 1조6000억원)을 투자하기로 전격 결정한 것이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을 포기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전기차를 앞세워 반격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1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는 중국 파트너사인 베이징자동차(BAIC)와 함께 양사의 합작사인 베이징현대에 11억 달러(약 1조6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지난 2022년 베이징현대에 9억4200만 달러(약 1조150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약 2년 만에 대규모 투자에 나선 것이다.
BAIC는 이번 투자로 베이징현대의 자본 안전성을 유지하는 한편, 신기술과 신제품을 강화하고, 전기차 등으로의 전환과 발전 전략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BAIC는 "중국 소비자의 요구에 맞는 제품을 더 많이 출시하고 국제 시장에서 수출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0월 중국 전기차 판매량(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포함)은 872만1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7% 성장했다. 같은 기간 북미(147만1000대)가 8.4% 성장하고, 유럽(250만2000대)이 0.9% 역성장한 것과 대조적이다. 중국은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64.3%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
현대차는 올해 중국을 제외하면 세계 전기차 시장 점유율 9.3%로 3위에 오를 만큼, 전기차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유독 중국에서만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016년 현대차는 중국 판매량이 114만 대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중국 판매량은 24만9000대로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올해는 상황이 더 악화하며 10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감소한 13만7300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2017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의 타격이 컸다. 이후에는 중국의 비야디(BYD) 등 신흥 전기차 업체들의 부상으로 중국 내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며 점유율을 내줬다.
현대차는 중국 사업 재조정에 나서며 베이징 1~3공장, 창저우 공장, 충칭 공장 중 2021년 베이징 1공장을 매각했고, 올해 초 충칭 공장까지 처분했다. 이에 일각에선 현대차의 중국 철수설이 나오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투자를 계기로 전기차를 앞세워 중국 시장에서의 반전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현대는 내년 중국 연간 판매 목표를 50만 대로 잡았다. 올해 4개의 신차를 출시한 데 이어 내년에는 전용 전기차 모델을 처음 선보일 예정이다. 2026년부터는 전기차에 더해 하이브리드로 차종을 확대한다.
장거리 주행에 대한 현지 수요에 발맞춰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출시도 예고했다. 2026년 양산을 시작해 2027년 판매에 돌입한다는 계획으로, 중국 현지에서 연간 3만 대를 팔겠다는 목표다. 아울러 중국 내수뿐 아니라 신흥 시장 수출량도 확대해 현지 공장의 가동률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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