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담화에서 비상계엄 관련 내란죄를 부인하고 퇴진 요구를 거부한 가운데, 주요 외신들도 이 소식을 긴급 타전했다.
12일(한국시간) CNN, BBC, AP통신 등 외신들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 대해 "윤 대통령이 내란 혐의를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윤 대통령이 퇴진을 거부한 것을 두고 "매우 논란이 큰 계엄 선포 결정을 정당화하려 했으며, 정치적 스펙트럼 전반에서 제기되는 사임 요구를 일축했다"고 짚었다.
또한 AP통신은 윤 대통령의 태세 전환을 지적하면서 "(이번 담화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은 정반대로 바뀌었다. 지난 7일 그는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사과하면서 '책임을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고 전했다.
BBC는 윤 대통령이 이번 대국민담화에서 야당을 비판한 내용을 언급하며 "계엄령을 선포했던 날 밤에 제기했던 주장을 반복했다. 야당이 위험하다는 이유로 자신이 권력을 장악해 국민을 보호하고 민주주의를 수호하려 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라고 보도했다.
"윤 대통령은 자신의 계엄령이 과거 권위주의 지도자들의 계엄령과는 다르다고 주장했다"고 전한 워싱턴포스트는 "그럼에도 (계엄령 선포는) 강력한 독재 정권 아래 있었던 과거 한국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고 꼬집었다.
블룸버그는 "이번 담화가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를 정당화하려는 시도로 보인다"며 "국민의힘 의원들마저 등을 돌린 상황에서 그의 주장은 힘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신들은 이번 담화를 계기로 윤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CNN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다음 (탄핵) 표결 때 우리 당 의원들이 회의장에 출석해서 소신과 양심에 따라 표결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한 부분을 인용, "국민의힘의 이번 결정으로 윤 대통령에 대한 압박 수위가 훨씬 높아지면서 다음 탄핵 시도는 성공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내다봤다.
AP통신 역시 "윤 대통령의 연설이 국민의힘 내부 분열을 심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 대표가 당내 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내란 자백'이라고 말하자 '윤 대통령 충성파'가 분노하며 야유했다"고 강조했다.
탄핵 소추안 통과 이후 절차를 소개하면서 윤 대통령이 내란 혐의로 체포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한 뉴욕타임스는 대통령 보궐선거가 내년 4월이나 5월에 열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담화문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년 반 동안 거대 야당은,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고 끌어내리기 위해, 퇴진과 탄핵 선동을 멈추지 않았다"며 "대선 결과를 승복하지 않은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한 "이번 비상조치는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와 국헌을 망가뜨리려는 것이 아닌, 국민에게 망국의 위기 상황을 알려드려 헌정 질서와 국헌을 지키고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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