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함영주 현 회장의 연임 때 임기 3년을 모두 보장하는 내용으로 지배구조 내부 규범을 개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은행권은 그룹 회장의 경우 '70세가 넘으면 회장직을 맡지 않는다'는 일명 '70세룰'을 내부 규범으로 운영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전임 김정태 회장 때도 내부 규정을 바꿔 연임 시도를 하다가 비판이 거세져 70세까지만 회장직을 수행(임기 단축)하고 퇴임했었다. BNK금융에서도 김지완 전 회장 때도 같은 일이 있었다.
11일 하나금융지주에 따르면 지난 2일 지배구조 내부 규범을 개정하고, 10일 오후 늦게 개정한 지배구조 내부 규범을 공시했다.
하나금융은 이번 규범에서 '이사의 재임 연령은 만 70세까지로 하되, 재임 중 만 70세가 도래하는 경우 '최종 임기는 해당 임기 이후 최초로 소집되는 정기주주총회일까지로 한다'고 정했다. 애초 '해당일 이후'로 돼 있던 부분을 '해당 임기 이후'로 변경한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만 68세인 함 회장은 내년 3월 주총에서 연임하는 경우 만 70세 이후 첫 주총이 열리는 2027년 3월까지 재임할 수 있다. 회장 임기가 3년인 점을 고려하면 2년만 하고 물러나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내부 규범 개정으로 3년 임기를 모두 채울 수 있게 된다.
현재 KB·신한·우리금융지주에선 재임 연령을 70세로 제한하고 있다. 70세 이후 첫 정기 주총일까지만 재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동안 다른 금융그룹에선 대체로 잡음 없이 이 룰을 유지했다.
어쨌든 함 회장은 사실상 회장직 재도전을 천명했다. 그것도 일부 논란에도 3년 임기를 다 채우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함 회장이 3년 더 임기를 수행하기 위한 사전 조치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함 회장은 채용 관여한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판결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11월 23일 2심에선 징역 6개월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부여한 이사의 임기를 보장해 사업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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