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태현 기자] 상상인증권이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에서 연거푸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향후 스팩 공모에서 투자 수요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상상인스팩3호는 기한 내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해 상장 폐지될 예정이다.
스팩은 비상장 기업의 인수·합병만을 위해 설립한 서류상의 회사다. 여러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보통 3년 안에 장외 우량업체를 합병한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지난 14일 상상인제3호기업인수목적을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고 공시했다. 기업인수목적회사로서 존립 기한 6개월 전까지 합병상장 예비 심사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아서다. 상상인스팩3호의 예비 심사 신청서 제출 기한은 오늘까지다.
상상인증권 관계자는 "좋지 않은 시장 상황으로 합병을 진행할 수 없어 신청서를 제출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상상인스팩2호에 이은 2연속 상장 폐지다. 스팩2호는 지난 2022년 마땅한 합병 대상을 기한 내 찾지 못해 상장 폐지됐다. 상상인증권이 스팩으로 합병까지 성공한 건 상상인이안제1호스펙이 유일하다. 이마저도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을 인수하면서 인계받은 스팩이다. 상상인증권이 상장부터 합병까지 전 과정을 마무리 지은 스팩은 아직 없다.
문제는 이런 실적 부진이 향후 스팩 공모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시장은 주관사의 합병 대상을 발굴하는 능력을 가장 중요한 투자 요소로 본다. 상상인증권은 연거푸 합병에 실패해 마땅한 트랙 레코드를 갖추지 못했다.
실제로 상상인스팩3호는 2호의 합병 부진 속 투자자 모집에 난항을 겪었다. 상상인증권은 스팩 3호의 저조한 수요 예측 결과 등으로 3번이나 심사 청구를 철회했다. 4번의 도전 끝에 상장할 수 있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스팩에 제일 중요한 게 트랙 레코드"라며 "자꾸 실패하게 되면 투자 자금이 모이지 않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고 말했다.
시장은 상상인스팩4호의 결과에 주목한다. 지난해 9월 상장한 4호도 기한 내 합병하지 못하면, 스팩 역량이 떨어진다는 이미지가 시장에 굳어질 수 있어서다. 상상인증권의 기업공개(IPO) 확대 전략에도 차질이 생긴다.
상상인증권 관계자는 "내년에 스팩4호가 합병될 수 있게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시장 여건이 회복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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