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라창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 씨의 음성으로 추정되는 녹취를 공개한 더불어민주당이 '대정부 투쟁'을 앞두고 동력 확보에 나섰다.
민주당은 2일 오후 2시 서울역 인근에서 '김건희 규탄 범국민대회'를 진행한다. 그동안 '김건희 특검법' 강행 등 입법권 행사로 정부를 압박해 오던 민주당이 실제 거리로 나가 그 수위를 한층 높이는 것이다.
민주당이 간접 증언만 있던 '공천 개입 의혹'에 뒷받침될 만한 물증을 내놓으면서,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 왔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미온적 해명을 내놓으면서 버티기에 돌입한 모양새다. 정진석 비서실장은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본질은 명 씨의 조력을 중간에 끊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은 이번 장외 투쟁이 향후 정국의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당장 조국혁신당 등 야권에서 '하야·탄핵' 등의 말이 나오지만 민주당은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장외 투쟁에 호응하는 국민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향후 대정부 투쟁에 불이 붙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대정부 투쟁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제가 어제 '정치적 비상사태'라고 말씀드린 바 있는데,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며 "선거 전후와 국정을 하는 과정에서 이렇게 불법이 횡행하고 아예 대놓고 불법을 저지르는 정권은 처음 봤다"고 지적했다.
김민석 수석 최고위원은 한 발 더 나아갔다. 그는 CBS 라디오에서 "저희는 국민과 함께 이 포악한 권력의 행태를 끝내야 되는 것이고, 그리고 헌정의 요구에 따라서 헌정 질서에 맞게 일들은 하나하나 대처해 나가야 한다"며 "헌법과 법률 그리고 국민들의 의사에 기초해서 해 나가야 한다"라고 했다.
같은 날 오전 국회에서 진행된 '지역위원장·국회의원 비상 연석회의에는 190여 명이 모여 향후 투쟁 방안 등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국민의 정권 심판 열망을 담아 전국민적 행동 개시 △국정농단 진상 규명을 위한 김건희 특검법 완수 △윤석열 정권에 맞서 승리 등의 내용이 담긴 결의문을 채택해 의지를 다졌다.
아울러 이 대표는 당내 4선 중진 의원들을 만나 현 상황에 대해 공유하는 자리 가지고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이 민주당에 여전히 가시적인 성과를 내달라는 요구가 많다"며 "남은 정기국회 기간 내에 특검·국정조사 관철 등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말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도 이날 민주당의 행보에 대해 윤 대통령 압박 강도 극대화를 위한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날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총동원령을 내리고 내일 집회 참석 인원을 극대화하기 위해 여러 활동을 한 것"이라며 "윤 대통령 육성 녹취가 공개되고 지지율도 20%대가 붕괴되면서 국민 여론이 안 좋은 가운데 이 여세를 몰아 대통령을 최대한 압박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상병 정치 평론가는 "대통령실이 코너에 몰리니까 거짓말을 하면서 막무가내 정국이 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 민주당은 사실상 퇴진 투쟁에 들어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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