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은기자]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미국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가 한국 진출을 꾀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우리나라에서도 테슬라 매장과 도로를 달리는 '모델S'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테슬라의 본격 상륙에 앞서 모델S를 경험해봤다. 카셰어링 업체 '쏘카'가 직수입해 들여온 연구개발용 차량인 '모델S 70D'를 통해서다. 쏘카는 오는 1월 3일까지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테슬라 모델S의 시승 기회를 제공 중에 있다.
쏘카가 들여온 모델S 70D는 구형 모델로, 현재 테슬라는 배터리 용량 등에 따라 신형 모델S 트림을 60, 60D, 75, 75D, 90D, P100D로 구분해 판매하고 있다.
◆모델S 70D, 세련된 스포츠 세단의 첫인상
지난 15일 시승한 모델S 70D의 첫인상은 세련된 스포츠 세단과 같았다. 부리부리한 눈매와 매끈한 곡선미에 포인트를 둔 모델S는 군더더기 없는 외관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멀리서보면 중형 세단 정도의 크기로 보이는데 실제로 다가가면 좀 더 크게 느껴진다. 전체 길이가 4천979mm, 폭은 1천964mm다.
엔진없이 배터리로 움직이는 전기차이다보니 일반적으로 엔진룸으로 사용하는 공간도 트렁크로 사용할 수 있도록 비어 있어 생경하다.
미니어처 모양의 키를 들고 차 가까이 다가서자 숨어있던 차량의 손잡이가 톡 튀어나오며 운전자를 반긴다.
실내도 겉모습 만큼 심플하다. 블랙 컬러로 통일된 실내는 가죽과 스웨이드 재질의 천이 데크를 감싼 것 외에는 특별한 인테리어가 없어 다소 투박하게 느껴질 정도다.
운전자와 동승자석 중간에 수납공간이 있지만, 도어 트림 안쪽으로는 따로 수납공간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뒷좌석은 성인 남성이 편안하게 앉을 정도의 무릎 공간이 확보됐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센터페시아 전체를 차지하고 있는 17인치 대형 터치스크린과 디지털 계기판. 일반 태블릿 PC 2개를 붙여 놓은 듯 한 중앙 터치스크린으로 차량의 모든 것을 제어할 수 있다. 주행 모드와 공조 시스템, 차량 제어, 인터넷 사용 등 모든 것이 이 곳에서 통제된다.
흔히 쓰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의 터치감과 동일해 사용에 불편함이 없다. 다만 시승 차량에는 한국어 지원이 되지 않아 인터넷 사용시 한국어가 깨져서 나왔고, 구글맵 검색도 사용할 수 없어 아쉬웠다.
풀 LCD 디지털 계기판은 3가지 섹션으로 나뉘어 주행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왼편에는 공기압, 중간에는 속도와 주행 상황 및 도로 정보, 오른편에는 출발 직후 총 거리와 시간, 연비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세팅했다.
◆전기 충전 걱정없이 쾌속 질주…"고급 세단 부럽지 않네"
시승은 서울 성수동부터 경기도 하남까지 30km 거리를 1시간 30분 동안 왕복하며 진행했다.
모델S 70D는 70kWh용량의 배터리가 탑재, 총 329마력으로 완충시 390km를 달릴 수 있는 모델이다. 191km를 달릴 수 있는 아이오닉 일렉트릭과 비교하면 약 2배 이상을 달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약 345km 주행이 가능하다는 상황을 체크 한 뒤 시동을 켰다. 전기모터만 가동되기 때문에 아무런 소음없이 도로로 미끄러지듯 움직였다.
디지털 계기판 정중앙에 주변 오토바이와 앞과 옆으로 이동 중인 차량들이 표시된다. 앞 차와의 간격이 가까워지면 빨간색 등이 켜지며 멈추라는 경고가 뜬다.
시승 차량에서는 사용할 수 없지만 테슬라의 강점인 자율주행 시스템 '오토파일럿'과 연계된 시스템의 작동 원리를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다. 테슬라는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오토파일럿 시스템을 지원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실정법상 아직까지 이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
고속 구간에 진입하면서 가속 페달을 힘주어 밟았다. 순간적으로 가속이 붙으면서 경쾌하게 질주하기 시작한다. 전기차 특유의 추진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모델S 70D의 제로백은 5.2초. 고성능 스포츠 세단과 견줘도 뒤떨어지지 않는 성능이다.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주행모드를 변환할 수 있지만, 기능들이 익숙하지 않아 실 주행에서는 사용하지 못했다. 배터리와 같은 무거운 부품들이 아래에서 무게를 지탱해주기 때문인지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코너링도 큰 흔들림없이 이뤄내고, 브레이크와 핸들링의 응답성도 만족스럽다.
전기차는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속도가 확 줄기 때문에 내연기관 차량을 운전할 때와 달리 좀 더 천천히 발을 떼야 편안한 주행이 가능하다. 속도를 줄이는 감각을 익히고 나니 큰 불편함은 없다.
주행 속도와 기온, 차량 공조 시스템 이용 유무 등에 따라 주행 가능 거리가 시시각각 바뀌어 표시된다. 시승을 마치고 난 뒤 확인한 주행 가능 거리는 260km 정도였다.
◆모델S가 보여준 가능성, 모델3를 기대하게 만들다
짧은 시승이었지만 모델S는 전기차가 우리의 생활에 한층 가깝게 다가왔음을 느끼게 해주는 차였다.
무엇보다 충전에 대한 부담을 느끼지 않고 달릴 수 있다는 점은 향후 테슬라가 '모델3'를 비롯한 보급형 전기차를 통해 보여줄 기술 발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게 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전기차 인프라 구축이 미진하다는 점에서 내년 테슬라가 국내에 들여올 모델S가 얼마나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지는 미지수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S의 경우 완속 충전기를 이용했을 때 완충까지 약 10시간이 걸린다. 테슬라의 급속 충전소인 슈퍼차저 스테이션을 이용하면 약 1시간 정도면 가능하다. 테슬라는 내년에 국내 5곳에 슈퍼차저를 설치하는 한편 신세계와 손잡고 내년 상반기까지 국내 총 25곳의 테슬라 데스티네이션 차저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모델S의 경우 트림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미국에서 약 8천600만원에서 1억3천10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국내에서 인증을 통해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을 받게 된다면 최대 2천200만원이 지원되어 소비자의 부담은 다소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모델S는 환경부의 전기차 인증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테슬라의 보급형 모델인 '모델3'는 2018년 출시 예정이다.
이영은기자 eun06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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