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재계 인사시즌을 맞아 각 기업 최고경영자(CEO) 경영성과에 대한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 통신 업계는 경쟁 격화, 인수합병(M&A) 등 녹록치 않은 경영 여건이 이어졌다. 이 속에서도 3사 모두 견조한 실적을 거두면서 선방, 3사 CEO들의 '위기돌파' 리더십이 새삼 주목 받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통신 3사는 가입자 기반의 통신 서비스 시장이 정체된 속에서 유·무선 통신 외 플랫폼 사업 등에서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먼저 올해 취임 2년을 맞은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은 '탈통신' 플랫폼 사업 육성에 속도를 냈다. 무선 1위 SK텔레콤의 체질개선을 가속화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지난 8월 이통 3사 중 가장 먼저 인공지능(AI) 플랫폼 '누구'를 선보이는 등 장동현 사장의 인공지능(AI) 플랫폼 선점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
'누구'는 음성인식 기술과 인공지능(AI) 엔진을 적용, 고객이 전용 기기와 마치 대화하듯 말하면 고객이 원하는 바를 파악해 수행하는 AI플랫폼이다. SK텔레콤은 누구가 적용된 스피커를 출시했는데 내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둬 적용 기기를 확대할 계획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인공지능은 스스로 기계학습(머신러닝)을 통해 이용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빠른 발전으로 상품화 단계이 이른만큼 SK텔레콤은 인공지능이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를 이끌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또 장동현 사장은 킬러 서비스를 다른 이통사 고객에까지 개방하는 등 오픈 생태계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내비 앱 'T맵', 전화 앱 T전화, 클라우드 등 서비스를 다른 이통사 가입자에게도 문을 열었다. 특히 T맵은 지난 7월 전면 무료 개방한 뒤 3개월만에 실 사용자가 35%나 증가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연말 '네이트'를 운영하는 SK컴즈까지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에따라 SK텔레콤은 자회사 SK브로드밴드(미디어), SK플래닛(커머스), SK컴즈(포털) 를 3각 편대로 거느리며 플랫폼 사업에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덕분에 올해 여러 변수로 CJ헬로비전 인수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장동현 체제' 속 내년에는 이같은 플랫폼 전략을 통한 성과 창출 등에 한층 힘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플랫폼 -글로벌-1등 DNA 리더십 '주목'
황창규 KT 회장 역시 올해 실적 개선 등 경영성과와 함께 두드러진 글로벌 리더십 행보로 업계 주목을 받은 경우.
황창규 회장은 올 초 신년 메시지에서 '고객인식 1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통신사업 경쟁력 회복과 함께 미래사업 성과 창출, 고객서비스 개선 등을 주문했다. 주력 통신사업 경쟁력을 채찍질하면서도 미래 먹거리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실제로 KT는 올들어 3분기까지 영업이익 1조2천억원 돌파에 성공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익이 1조2천929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수익성이 빠르게 안정화 되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지난 2분기 4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 4천억원대를 달성한 데 이어, 3분기에도 4천억원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KT가 2분기 연속 4천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11년 2~3분기 이후 5년 만이다.
여기에는 취임 후 의욕적으로 선보였던 기가 인터넷의 성과도 한 몫했다. 기존 인터넷 속도보다 10배 빠른 '기가 인터넷'은 지난 9월 출시 1년 11개월 만에 가입자 200만을 달성, 올 연말까지 230만 돌파도 무난할 전망이다.
KT 관계자는 "기가 인터넷 성장에 힘입어 유선 분야 매출 감소세가 둔화된 것은 물론, 초고속 인터넷 매출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올해 무선, 미디어∙콘텐츠, 금융 등 사업 전분야에서 고른 성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황 회장은 공격적인 글로벌 행보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올 초 스페인에서 열린 'MWC 2016'에서 기가토피아를 토대로 글로벌 1등 KT 비전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 지난 6월에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글로벌 콤팩트(UNGC) 리더스 서밋 2016에서 참가, '빅데이터를 활용해 감염병 확산을 차단하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UNGC와 이를 위한 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9월에는 미국 하버드대 특별강연을 통해 KT가 추구하는 네트워크 혁신을 소개하는 등 글로벌 통신 기업의 리더십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이 같은 경영성과에 힘입어 연임에도 성공할 지 주목된다.
지난해 사령탑에 오른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취임 첫해인 올해 LG디스플레이, LG화학에서 경험한 1등 DNA를 통신사업에 심기 위해 구슬땀을 쏟았다.
권영수 부회장은 취임과 함께 조직문화부터 혁신했다. 매월 둘째, 셋째 주 수요일 오후 5시에 퇴근하는 '스마트워킹데이', 밤10시 이후 업무 관련 '카카오톡 금지', '육아기 여성 직원 위한 시차 출퇴근제' 등을 도입하는 등 LG유플러스 내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다.
또 LG의 대표 계열사들에서 쌓인 노하우를 살려, 빅데이터(Big Data),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커넥티드카 등 4차산업 혁명의 중심축이 되는 산업의 중심으로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에 남다른 관심과 의지를 보였다.
이와 관련 빅데이터의 경우 이를 활용, 비디오포털의 시청이력 분석을 통한 비디오 개인 맞춤 추천 서비스를 선보이거나, 쌍용자동차와 인도 마힌드라 그룹의 IT 전문 계열사 테크 마힌드라와 LTE 기반의 커넥티드 카 사업을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미디어와 IoT 등 핵심사업 서비스 고도화와 함께 AI, VR 등 신규 사업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며 "이를 통해 글로벌 비즈니스 영역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창출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또 기존 통신 사업에서도 지난 2분기 1천226만명을 기록하며 가입자 1천200만명 시대를 열고, 3분기에는 사상 첫 분기 영업익 2천억원 돌파에도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 3사는 올해 대내외 변수에도 내실있는 성장과 함께 미래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섰다"며 "플랫폼, IoT, 빅데이터 등 내년 통신사들의 치열한 탈통신 경쟁도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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