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근기자] 모바일 동영상 15초 광고 시청료가 매년 9만원?
스마트폰 동영상 콘텐츠 이용자들이 본인도 모르게 광고로 이용되는 트래픽 사용료를 물어온 데 대해 정부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소한 소비자들에 이 같은 트래픽 사용료 부담 사실을 고지하고, 일정 부분 보상해야 한다는 취지다. 특히 이같은 주장이 기간통신사, 동영상 플랫폼, 콘텐츠 사업자간 망 사용료를 둘러싼 '망 중립성' 관련 논쟁을 촉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와 주목된다.
국민의당 오세정 의원은 6일 국회에서 열린 '가계통신비 인하 전문가 간담회'를 통해 "모바일 동영상을 볼 때마다 광고가 나오는데 사실은 요금을 내면서 보는 것"이라며 "이용자 1인당 한달 1GB에 가까워 상당한 부담이 된다"고 지적했다.
오 의원은 "이같은 내용을 두고 방송통신위원회가 제도개선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광고에 대한 데이터 이용료를 포털이 낼지, 광고주가 낼지 문제가 복잡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도 모바일 동영상 시청 과정에서 이용자가 원하지 않는 광고를 보더라도 데이터 이용료를 부담 한다는 점이 지적됐다. 오세정 의원실과 녹색소비자연대 추산에 따르면 15초 광고 기준 HD화질급 영상에선 13.5MB, 고화질에선 7.5MB의 트래픽이 발생한다.
통신서비스 이용자 1인당 월 평균 120여편을 이용하는 점을 감안하면 매월 1GB의 요금을 추가로 물어야 한다는 것. 이는 데이터 요금제 중 가장 저렴한 3만~4만원대 요금제의 경우 모바일 광고만으로도 할당된 데이터 대부분이 소모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또 연간 9만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또 녹소연이 모바일 동영상 시청 유경험자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동통신 서비스 이용자 중 절반 가까운 52%가 하루 평균 3~4개의 동영상 콘텐츠를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자 82%가 광고 트래픽의 소비자 부담에 부당함을 느끼는 것으로 응답했다.
홍문기 한세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는 " (3만원대) 데이터29 요금제를 이용할 경우 1MB 단가가 99.67원, (5만원대) 데이터51 요금제를 이용할 경우 7.66원"이라며 "저렴한 데이터 요금제를 이용할수록 데이터 이용료 부담이 크게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비자 입장에서 예측하지 못한 비용이 발생하고 있고, 동영상 시청을 위해선 어쩔 수 없이 (고가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에 가입해야 한다"며 "소비자의 선택권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과금체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녹소연 윤문용 ICT정책국장은 "모바일 시청자들이 본인들의 의사에 반해 필요 이상의 긴 광고를 보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65%가량이 광고 시청 시 데이터 소모를 인지하지 못하는 만큼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서부터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이날 참석한 한 법률전문가는 "플랫폼 사업자의 경우 (타사의) 콘텐츠를 이용해 이용자를 불러모으고 빅데이터 차원에서 이용자 정보를 이용할 수도 있다"며 "망 중립성과 제로레이팅(사업자가 자사 소비자들의 네트워크 접속료를 부담하는 개념)의 모바일 확장을 추가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탓에 무선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이동통신사가 서비스 이용에 따른 과금 대상을 기존 개별 이용자에서 동영상 포털, 콘텐츠 업체, 광고주로 돌려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다만 이 경우 콘텐츠 등 서비스 업체들이 계약 내용에 따라 이용자를 차별할 수 있어 이를 제한하고 있는 망 중립성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망 중립성 규제가 완화될 경우) 경쟁력이 약하거나 스타트업 업체들의 시장 진입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석근기자 feelsogoo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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