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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먹기도 부담되네"…오르는 '물가' VS 닫히는 '지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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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상황 틈 타 '꼼수 인상' 지적도…가격 인상 행렬 소비재 확산 우려

[장유미기자] 1년 전 소주가격 인상으로 시작된 '장바구니 물가 인상' 행렬이 올 연말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을 시작으로 소주가격이 연이어 인상된 후 물가 인상 바람은 두부, 달걀, 햄버거, 과자에 이어 최근 맥주, 콜라, 빵값까지도 영향을 끼쳤다. 또 몇 년째 오르지 않은 라면값 인상설도 올 초부터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달부터 '최순실 게이트'에 여론의 관심이 쏠린 틈을 활용해 외국계 식음료 업체들이 연이어 제품 가격을 인상하자 국내 브랜드들도 이 같은 분위기에 편승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서민들의 시름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2일 베이커리 업계 1위인 파리바게뜨는 오는 4일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6.6%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가격이 인상되는 품목은 총 569개 품목 중 약 34%에 해당하는 193개다. 세부 항목으로는 ▲빵류 81품목(7.9%) ▲케이크류 56품목(6.1%) ▲디저트류 27품목 (10.4%) ▲선물류 29품목(8.1%) 등이다. 나머지 376개 제품 가격은 동결된다. 업계 2위인 뚜레쥬르는 아직까지 가격 인상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가격 조정으로 단팥빵은 800원에서 12.5% 상승한 900원, 실키롤 케이크가 10% 오른 1만원에서 1만1천원, 치즈케이크가 4.3% 인상된 2만3천원에서 2만4천원으로 인상된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이번 가격 조정은 2년 10개월여만에 이뤄진 것으로 임차료, 인건비, 물류비 등 관리비 상승에 따른 것"이라며 "앞으로도 보다 나은 품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식품업계의 가격 인상 바람은 지난해 12월 하이트진로가 '참이슬'의 출고가격을 5.52% 인상하며 시작된 후 무학 등 지방소주 업체들과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이 연이어 인상 행렬에 동참하며 확산됐다. 롯데주류는 지난 1월 제품 가격을 6.39% 올렸다.

소줏값 인상 이후에는 두부와 달걀 가격뿐만 아니라 과자, 빙과류도 제품 가격이 들썩였다.

풀무원은 지난 1월 초 두부와 달걀 제품 가격을 올렸고 지난 3월에는 롯데제과를 시작으로 해태제과, 크라운제과, 롯데푸드, 빙그레가 일부 과자와 빙과류 제품의 가격을 인상했다.

지난달에는 외국계 식음료 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잇따라 올렸다. 지난 2014년 AB인베브에 인수된 오비맥주는 지난달 1일부터 카스·카프리·프리미어OB 등 주요 맥주 제품의 출고가를 약 6% 올렸다. 맥주 가격이 인상된 것은 지난 2012년 이후 처음이다. 반면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는 아직 맥주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으나 오비맥주가 올린 만큼 내년 초쯤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코카-콜라음료는 일부 제품의 가격을 인상한 지 1년도 채 안돼 또 가격을 올렸다. 지난 1월 스프라이트 5개 품목의 공급가를 평균 7% 인상했던 코카-콜라음료는 11월에 코카콜라와 환타 등 2개 탄산음료 브랜드의 출고가를 평균 5% 올렸다. 탄산음료의 원료인 원당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이유를 내세웠지만 지난 5년간 새 원당 수입가가 22% 내려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기업들의 가격 인상 여파가 국내 브랜드로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라며 "최근 외국계 기업들이 먼저 가격을 올리면서 비난을 상대적으로 덜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만큼 이 시기를 놓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혼란스러운 시국을 틈타 일부 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올려 서민들의 부담을 더 높이고 있다"며 "특히 외국계 식음료 업체들은 여론의 관심이 다른 곳으로 쏠린 틈을 활용해 '꼼수 인상'에 나섰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분위기가 이어지자 라면값 인상설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라면업체들은 지난 2011년 이후 약 5년간 가격을 올리지 못한 데다 곡물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한 원가 압박을 계속 받고 있는 상태로, 업계에서는 이들이 실적 개선을 위해 가격 인상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농심과 오뚜기, 삼양식품, 팔도 등 라면업체들은 아직까지 가격을 올릴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농심 관계자는 "내부에서도 가격 인상에 대해 논의하려는 움직임이 전혀 없다"며 "내년에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연내에는 제품 가격이 오르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소주를 시작으로 음료, 과자, 빙과류, 맥주, 빵까지 가격 인상 대열에 연이어 합류하면서 업계는 참치캔, 국내 음료 브랜드, 커피, 도넛 등 서민들이 자주 찾는 식품들의 가격도 조만간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식품뿐만 아니라 다른 소비재 제품들도 가격 인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에는 프랑스 화장품 업체 로레알이 자사 브랜드 랑콤, 비오템, 키엘, 슈에무라, 입생로랑, 조르지오 아르마니 등의 제품 가격을 평균 6% 올렸다.

그러나 국내외 경제 상황으로 서민들의 지갑은 계속 닫히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7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내는 등 국내 소비심리가 점차 얼어붙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서민들이 자주 찾는 제품들이 연이어 오르면서 가계 부담도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며 "현 정권이 빠른 시일 내에 교체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면서 어지러운 시국 상황을 틈 타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하려는 기업들이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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