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채나기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와 회동한 것을 두고 야권 내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달 단독 영수회담을 추진한 데 이어 이날 김 전 대표와의 회동으로 또 한 번 야권 공조가 흔들리는 모양새다.
추 대표는 회동에서 김 전 대표에게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즉각 발의, 2일 본회의에서 표결하겠다는 당론을 전한 뒤 비박계 차원의 협조를 요청했다. 김 전 대표는 박 대통령의 퇴진 시점을 4월 30일로 못 박아 여야가 합의하자고 역제안했지만 추 대표가 거절했다.
공개된 회동 내용만 보면 추 대표는 비박계의 탄핵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해 김 전 대표를 만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날 야3당 대표 회동에서 박 대통령의 임기 단축을 위한 여당과의 협상에는 응하지 않기로 한 직후여서 다른 야당의 반발을 샀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원내정책회의에서 "어제 야3당 대표 회담에서 탄핵에 목표를 두고 여당과는 일체의 대화를 하지 말자고 제안한 추 대표가 우리 당에 상의 한 마디 없이 김 전 대표와 회동했다"며 "도대체 왜 추 대표가 이렇게 나가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회의 후 별도의 기자간담회를 열어 "어제 김 전 대표가 (나에게도) 만나자고 했지만 나는 안 갔다. 야3당 대표가 탄핵 때까지는 (여당과) 만나지 말자고 합의했기 때문"이라며 "추 대표가 김 전 대표와 만난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위원장에 따르면 추 대표는 김 전 대표와의 회동에 대해 사전에는 아무런 통보가 없었으며, 회동 후 전화통화에서 "임기 단축에 대한 이야기는 안 했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추 대표는 박 위원장이 김 전 대표와의 회동 자체를 문제 삼자 "박 위원장도 많이 만나지 않았느냐"고 반박했다고 한다. 박 위원장은 "이게 말이 되느냐"고 성토했다. 또 "추 대표가 단독 영수회담을 제안했을 때 몸에 두드러기가 났는데 오늘 아침 다시 그런 현상이 났다"고도 했다.
박 위원장은 민주당이 2일 탄핵소추안 표결을 주장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탄핵소추안을 발의하면 가결이 어느 정도 담보돼야지 부결될 것을 뻔히 알면서 발의하면 결과적으로 박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가결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오늘 발의하지 않고 9일까지 계속 노력하겠다"며 "탄핵은 촛불 민심을 받들어 국회가 하는 것이지 민주당이 하는 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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