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경기자] 음성기반 인공지능(AI) 스피커(이하 스마트스피커) 시장의 선두주자 아마존이 3년 안에 후발주자인 구글에 추월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4일 영국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오는 2019년 말경에는 아마존이 스마트스피커 출하량에서 구글에 밀릴 전망이다.
IHS마킷은 오는 2020년에는 구글의 AI 플랫폼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가 탑재된 스피커의 출하량이 540만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아마존의 AI 플랫폼 '알렉사(Alexa)'가 들어간 스피커의 출하량은 그 절반 수준인 240만대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마존은 알렉사가 탑재된 스마트스피커 '에코(Echo)'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출시된 에코는 스마트스피커라는 새로운 카테고리을 개척한 제품이다. 이 제품은 사용자가 목소리로 제어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의 가상 비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동안 이 시장에서는 이렇다할 경쟁자가 없었기 때문에 아마존은 선점업체로서 특수를 누렸다. 이 가운데 IHS마킷은 아마존의 입지가 향후 몇 년 안에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이 시장에 진입한 구글이 아마존보다 폭넓은 생태계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지난 4일 구글 어시스턴트 플랫폼을 탑재한 가정용 스마트스피커 '구글 홈(Google Home)'을 내놓기도 했다. 이 제품은 아마존의 에코보다 약 50달러 저렴한 가격에 판매된다.
폴 에릭슨 IHS마킷 선임연구원은 "아마존은 더 폭넓은 생태계를 갖춘 경쟁자와의 힘겨운 사투를 앞두고 있다"면서 "구글은 검색엔진 서비스를 바탕으로 한 방대한 자료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보다 개인화된 음성비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특별한 이점이 있다"고 진단했다.
아마존도 이러한 상황을 이해하고 최근 에코와 알렉사에 대한 마케팅 및 홍보활동에 힘을 주고 있는 모습이다. 스마트스피커 시장 선두업체로서의 입지를 굳히기 위해서다.
아마존이 최근 내놓은 저가형 스마트스피커 '에코 닷(Dot)'도 기기의 보급률을 최대한 높이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이는 저가형 제품의 보급으로 인해 비교적 수익성이 좋은 탭(Tap)과 에코 모델의 수요가 감소할 수 있음을 감안한 움직임이다.
IHS마킷에 따르면 스마트스피커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거의 대부분의 수요가 얼리어답터나 신기술에 열광하는 소비자 또는 아마존 프라임 회원들에게서 발생한다. 나머지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스마트스피커의 가격이 떨어지면서 기기를 천천히 도입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가운데 구글 나우나 구글 어시스턴트, 애플의 시리처럼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는 서비스의 선호도가 높을 것이라고 IHS마킷은 내다봤다. 애플 또한 가까운 시일 안에 스마트스피커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됐다.
에릭슨 선임연구원은 "이 시장은 향후 몇 년간은 아마존에게 유리하겠지만 구글 및 다른 경쟁사들이 시장에 뛰어든 이상 알렉사가 얼마나 오랫동안 입지를 유지할 수 있을 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음성기반 가상비서를 탑재한 기기의 출하량이 2016년 현재 180만대 수준에서 오는 2020년에는 1천510만대 수준으로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조 브랜카 SA 선임연구원은 "아마존이 시장 선두주자로서 많은 제품을 팔았지만,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시장 선점이 장기적인 성공을 보장한다고 할 순 없다"며 "이 시장에서는 특정 사용자에게 얼마나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가 가장 큰 관건"이라고 풀이했다.
강민경기자 spotligh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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