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은기자] 한동안 국내 자동차 시장을 주름잡던 디젤차의 인기가 사그라들면서 친환경을 위한 대안으로 하이브리드차가 주목을 받고 있다.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친환경차 중에서도 내연기관차의 주행 성능과 친환경적인 장점을 두루 갖춘 하이브리드차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는 추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완성차 업체의 친환경차 판매량은 총 2만6천16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0% 급증했다. 이 중 하이브리드 차량이 전체 친환경차 판매의 97%를 차지할 만큼 압도적이다.
하이브리드차의 판매량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인 이유는 지난해 발생한 폭스바겐 '디젤게이트'와 올해 초 디젤차 미세먼지 논란 등으로 상대적인 반사이익이 컷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분위기에 더해 각 자동차 업체들이 다양한 하이브리드 신차를 출시하면서 소비자의 선택 폭이 넓어진 것도 한 몫을 했다.
◆하이브리드+소형SUV 장점 모은 기아차 '니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최근 들어 다양한 하이브리드 신차를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기아차가 올 3월 출시한 '니로'는 하이브리드와 소형SUV의 장점을 결합해 인기를 누리고 있다.
니로는 지난 4월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한 이래 지난 9월까지 총 1만3천797대가 팔렸다. 월 2천대 수준의 판매 실적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니로는 최근 환경규제 강화로 글로벌 메이커들의 친환경차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 공격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아차가 전략적으로 만든 모델이다.
기아차가 하이브리드 전용으로 개발한 신형 카파 1.6GDI 엔진과 32kW급 모터 시스템을 적용한 니로는 141마력 및 27.0kgf·m의 힘을 내면서 연료 효율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또 SUV의 강점인 공간활용성과 하이브리드 차량에 적용되는 다양한 세제 혜택을 통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기아차 관계자는 "니로는 실용성과 경제성을 모두 중시하는 고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요타·렉서스, 하이브리드 앞세워 수입차 시장 지분 늘려
수입차 시장에서는 하이브리드의 인기가 더 극명하게 나타나면서 수입차 브랜드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올해 수입차 판매 현황을 살펴보면 하이브리드 차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6.2%가 증가한 1만466대가 팔렸다. 연료별 점유율도 지난해 3.5%에서 올해 6.3%까지 늘어났다.
특히 토요타·렉서스와 같이 하이브리드 모델에 강점을 갖고 있는 일본 브랜드의 약진이 눈에 띈다. 하이브리드의 인기를 통해 전통의 강자였던 '독일차 빅4(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의 아성을 흔들고 있다.
특히 렉서스는 지난달 수입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세단 ES300h를 앞세워 판매량 급증세를 보였다. 10여년 만에 수입차 판매 톱 3에 진입하기도 했다. ES300h는 올해 누적판매량 4천대로 베스트셀링카 3위에 이름을 올렸다.
ES300h는 국내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렉서스의 대표 모델이다.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안전성, 복합연비 16.4km/ℓ에 달하는 연료 효율성과 부드러운 승차감 등으로 많은 소비자로부터 선택을 받고 있다.
토요타 역시 프리우스와 캠리 하이브리드, 라브4 하이브리드 등 하이브리드 라인업의 인기에 힘입어 올해 누적 판매량 6천525대를 기록, 수입차 판매량 6위를 기록 중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의 높아진 환경 의식과 많은 제조사에서 개발에 힘쓰고 있기 때문에 하이브리드 차량의 비중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체 시장에서의 하이브리드 차량 점유율이 2% 이내인 것을 감안할 때 성장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영은기자 eun06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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