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수기자] 옆에서 가만히 '메이플스토리M'을 지켜보던 동생이 경악했다. 올해로 스무 살이 된 동생은 '초딩' 시절 한창 '메이플스토리'를 즐겨했던 이른바 '메이플 초딩'이었다. 지금은 어엿한 어른이 됐지만 '메이플스토리'를 플레이했던 기억만큼은 그대로인 듯했다.
PC로 하던 게임이 그대로 스마트폰 버전으로 나왔다며 신기해 하는 동생에게 게임을 보여주며 구체적으로 무엇이 같은지 물었다. 캐릭터 디자인과 데미지 폰트, 하향 점프는 물론 레벨업 할 때 나오는 그래픽 효과까지 빼닮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원작의 재미를 그대로 모바일로 옮기겠다는 넥슨의 기획 의도가 이만하면 충분히 달성된 듯했다.
'메이플스토리M'은 온라인 게임 '메이플스토리'를 소재로 한 모바일 게임이다. 도트 그래픽을 연상시키는 조금은 거칠고 정감 넘치는 2D 캐릭터는 '메이플스토리'의 그것을 쏙 빼닮았다. 시리즈의 마스코트라고 할 수 있는 슬라임과 버섯도 그대로다. 원작을 오래 플레이한 이용자라면 눈에 띌 특징이 상당히 많다.
앞서 출시된 여러 모바일 버전의 '메이플스토리'와 달리 이 게임은 다수의 이용자와 함께 플레이하는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말 그대로 온라인 게임 원작을 그대로 모바일로 옮겨놓은 셈이다. 플레이하면 자신 이외에 다른 이용자가 조종하는 캐릭터들과도 만날 수 있다. 오픈 초반이라 그런지 적잖은 이용자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처음 게임을 실행시키면 자신만의 캐릭터를 먼저 만들 수 있다. 구현된 직업은 '다크나이트' '보우마스터' '나이트로드' '비숍' '캡틴'으로, 각각 서로 다른 무기와 기술을 갖췄다. 또 캐릭터의 피부와 얼굴, 헤어스타일 등을 선택할 수 있는데, 가짓수가 많지는 않지만 나름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낼 수준은 돼 있었다.
게임 인터페이스는 간단한 편이다. 화면 좌측에 위치한 가상패드로 캐릭터를 조작하고 우측에 위치한 각종 기술 아이콘을 터치해 조작하는 방식으로, 대체로 복잡하기 마련인 MMORPG 인터페이스를 외부 네 모서리에 적당히 배치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캐릭터 동작은 매끄러운 편이며 적을 공격할 때 변화하는 표정과 이단 점프를 할 때의 경쾌함이 인상적이었다. 원작과 달리 자동 전투 기능이 구현돼 있어 편리하게 캐릭터를 육성할 수도 있었다. 새로운 퀘스트도 자동 길안내 기능을 이용하면 무리없이 진행할 수 있도록 돼 있었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메이플스토리M'은 게임성만큼은 크게 흠잡을 데 없는 게임이었다. 깔끔한 그래픽과 시리즈 특유의 푸근한 음악은 보고 듣는 재미를 충족시켰다.
아쉬운 건 사소한 부분에 있었다. 오픈 직후 게임 초반 일부 퀘스트가 원활히 작동하지 않아 적잖은 혼선이 빚어진 부분이 그랬다. 아무리 대화를 마쳐도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않는 버그로 인해 원활한 게임 진행에 차질이 생겼다.
일단 한 번 삭제한 캐릭터명을 다시 사용할 수 없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었다. 이같은 사실을 모르고 자신의 핵심 닉네임을 쓴 캐릭터를 지운 이용자들은 적잖은 속앓이를 했으리라 본다. MMORPG에서 닉네임은 게임의 플레이 진행을 계속할 지 말 지 여부를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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