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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증인 한명도 채택 못해…마지막 쟁점은 우병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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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선진화법 활용한 與 버티기, '맹탕국감' 우려 커져

[채송무기자]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안 여파로 늑장 출발한 국회 국정감사가 새누리당의 증인 채택 비협조로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19대 국회에서 국회 선진화법을 강력 비판했던 새누리당은 소수가 된 20대 국회에서는 국회 선진화법을 충분히 이용해 제기된 의혹들을 피하고 있다.

야당이 제기하고 있는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에 대해 한 명의 증인도 채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내주 부터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운영위 출석 여부가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야당이 제기한 여러 의혹과 관련된 핵심 증인 채택은 사실상 무산됐다. 미르·K스포츠 재단의 주무 상임위인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는 야당이 요구한 최순실 씨와 차은택 광고 감독 등의 증인 채택이 불발됐다.

여당은 국회 선진화법에 규정된 안건조정위원회에 증인 채택건을 회부했고, 이 때문에 최장 90일까지 미룰 수 있게 됐다.

이에 앞서 교문위에서는 최순실 씨 딸 정모 양의 의혹과 관련해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했지만 새누리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우조선해양 부실관리 관련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과 남상태 전 대우조선 사장,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대표 등의 국감 증인 채택도 불발됐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세월호 참사 보도 개입 의혹과 관련된 길환영 전 KBS 사장, 김시곤 전 KBS보도국장 채택도 무산됐다.

국정감사가 19일까지로 연장돼 아직 변화 가능성이 있지만, 이들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은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국정감사 증인들에게 개시일 일주일 전에는 통보해야 하는 규정 때문이다.

야권 의원들은 종합 국감 시기를 조정해서라도 핵심 증인들을 부르는 것을 검토할 것으로 보이지만, 새누리당은 근거 없는 의혹 때문에 증인 채택을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마지막 남은 주요 증인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21일로 다소 여유가 있는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 비서실 국정감사에서 우 수석이 참여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현재로서는 우 수석의 참여 여부도 장담하기 어렵다. 그동안 청와대 민정수석은 국회에 출석하지 않는 것이 관례였으나 여러 의혹에 휩싸인 우 수석에 대해 야당은 국정감사에 반드시 출석시켜 의혹에 대한 해명을 듣겠다고 해왔다.

새누리당 역시 최초에는 우 수석의 국정감사 출석에 긍정적인 입장이었다. 그러나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이후 여야의 공방이 이어지면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우 수석의 출석은 꿈도 꾸지 말라"고 하는 등 분위기는 반전됐다.

이 때문에 핵심 증인이 단 한명도 출석하지 않아 '맹탕 국감'이 되는 상황이 끝까지 유지될 수도 있다. 이는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자들을 국정감사장으로 불러 국민들의 우려와 의혹을 해소해야 하는 책무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어서 불신과 의혹은 오히려 커질 가능성이 크다.

여당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문제가 없다면 당당히 미르·K스포츠 재단 관계자들이 증인으로 나와 야당 주장이 정치공세임을 밝히면 되는데 여당이 나서서 극구 방어하는 것이 부자연스럽다"며 "꼭 야당이 주장하는 대로 윗선과 커넥션이 있다는 것을 항변하는 것 같다.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다"고 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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