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례기자] 지난 12일 국내 최대 규모의 5.8 강진이 발생, 일부 서비스가 불통 되는 등 국민의 불안감이 가중된 가운데 국가 재난방송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당 시간 국가 재난방송 주관사인 KBS는 물론 MBC, SBS 등 지상파 3사는 제대로 된 재난방송 없이 정규 프로그램을 편성하는 등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것.
이는 같은 시간 케이블TV 등 지역채널까지 재난방송을 편성하거나 자막 처리를 했다는 점에서도 대조를 보인다.
이와 관련 미래창조과학부가 지진대응 비상점검 대책반을 가동 중인 가운데 방송통신위원회도 KBS 등 지상파의 재난방송 편성 등이 제때 이뤄졌는지에 대한 확인에 나선 상태다.
13일 기상청 및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발생한 지진은 오후 7시 44분께 경주시 남남서쪽 9km 지역에서 규모 5.1로 발생한 뒤 오후 8시32분 규모 5.8까지 커졌고, 이후에도 규모 2∼3의 여진이 계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세월호 사태 당시 국가 재난방송 시스템 부재 등이 문제가 되면서 지난해 국가의 재난·재해 대응력 제고 및 효율적인 재난방송 기반구축을 목적으로 방송통신발전 기본법까지 개정한 바 있다.
개정안은 재난방송 등의 주관방송사의 역할과 함께 KBS 1TV를 재난방송 주관 방송사로 명시했다. 또 MBC와 SBS 등 지상파는 물론 다채널 환경을 반영, 지역 케이블TV나 위성방송, IPTV 사업자도
의무대상방송사업자로 지정한 바 있다. 또 이들 사업자에는 정부가 재난방송을 실시하도록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지진 발생 당시 KBS 1TV를 비롯한 지상파 3사가 정규 프로그램 편성을 유지하고, 일부 뉴스 프로그램에서 특보를 내보낸 뒤 바로 정규 방송을 내보내 논란이 되고 있다.
더욱이 해당 지진 발생 시 미래부와 방통위 등 해당 부처는 이들 방송사에 통보, 특보나 자막 처리를 요청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법상 진도 3.5 이상 지진이 발생할 경우 이를 중대한 사안으로 판단, 정부가 이 같은 편성 등을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한 데 따른 조치다.
이와 관련 미래부는 지진 대응 비상점검 대책반을 운영, 즉시 조치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미래부는 "12일 지진 발생 직후 재난방송온라인시스템을 통해 주요 방송사 및 164개 방송사업자에게 지진 발생 사항을 즉시 통보하고, 통신지연 등의 장애 상황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방통위 관계자도 "지상파 3사 등 방송사업자에 12일 지진 발생 후 이를 즉시 통보하고, 특보 및 자막 처리 등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정부의 이 같은 요청에도 해당 방송사업자가 특보나 자막 등 처리에 미흡했다면 제재 등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방통위 관계자는 "현행법상 특보 등을 요구할 수 있으나 재난방송의 형태 등은 방송사 편성의 자유를 존중,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며 "다만 중대 사안의 경우 편성 등에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제제 등 추가 조치를 할 수 있으나 현재 정확한 사실을 확인 중으로 이후 조치 등을 언급하기는 이르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지상파 역할 논란 속 지역 케이블TV 재난방송 '눈길'
논란이 일자 KBS는 이날 공식 입장을 통해 "12일 지진발생 3분만인 저녁 7시 47분과 이후 7시 51분에 자막을 내보냈고, 이후 저녁 7시 59분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뉴스특보를 방송했다"며 "지진 재난상황을 신속하게 국민들에게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KBS를 비롯한 공영 또는 지상파의 재난방송 편성이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한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케이블TV업체는 지역 채널을 통해 이를 실시간 방송해 대조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케이블TV업계에 따르면 지진이 발생한 경주지역이 방송권역인 CJ헬로비전 신라방송을 비롯해 인근지역 티브로드, 현대HCN은 지진이 발생하자 지역채널을 통해 이를 신속히 알렸다.
CJ헬로비전은 신라방송, 대구방송, 영남방송의 지역채널을 통해 자막뉴스로 지진발생현황을 속보로 내보냈으며, 해당지역 상황을 10분 분량의 뉴스특보로도 편성해 방송했다.
또 티브로드는 TCN대구방송을 비롯한 대구와 경상도 지역 6개 방송사를 통해 지진 발생 후 상황을 지역채널 자막을 통해 보도했다. 부산 지역의 경우 재난안전관리본부와 공조, 안전관리스크롤 자막을 송출하기도 했다.
이들 케이블TV 업체는 "추석연휴에도 향후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을 신속히 전달하기 위해 보도팀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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