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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회장, 동양매직 인수로 CJ 新 동력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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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M&A 실패·투자 차질…렌탈사업 신사업 삼고 돌파구 마련 가능성 ↑

[장유미기자] 이재현 회장이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에 포함되면서 CJ그룹의 기업 인수 움직임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당장 M&A 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한 동양매직 인수에 적극 나서 '렌탈 사업'을 신사업으로 키우는데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생활가전업체 동양매직 인수전에 참여했다. 지난 11일 마감된 예비입찰에는 CJ그룹 외에도 현대백화점그룹, SK네트웍스, OCI계열 유니드, AJ렌터카를 자회사로 둔 AJ네트웍스, 안마의자 제조 렌탈 업체 바디프랜드, 중국 가전업체 메이다 등 10여 곳 넘게 예비입찰 제안서를 냈다.

동양매직은 지난 2013년 동양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매물로 나왔다. 당시 현대백화점 등 쟁쟁한 인수 후보들을 밀어내고 NH농협 PE단(현재 NH PE)과 글랜우드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2천800억원에 인수했다. 매각 당시 2천239억원에 그치던 동양매직의 매출은 NH PE-글랜우드 컨소시엄 인수 후 1년 만인 2014년에 3천544억원, 지난해 3천903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이 같은 성장세로 인해 현대백화점그룹, SK네트웍스 등 유통업체뿐만 아니라 중국 내 에어컨 렌탈 1위 업체 메이다를 비롯해 IMM프라이빗에쿼티, CVC캐피탈, 배인캐피탈, 텍사스퍼시픽그룹(TPG), 칼라일그룹,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막강한 자금력을 가진 재무적 투자자들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렌탈사업에 의욕을 드러내고 있는 CJ그룹으로선 위기인 셈이다.

CJ그룹은 설탕, 밀가루 생산 중심의 식품회사에서 출발해 현재 ▲식품&식품서비스 ▲바이오 ▲신유통 ▲엔터테인먼트&미디어(E&M)라는 4대 사업군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신유통, E&M 사업군의 성장세가 신통치 않은 데다 식품&식품서비스 사업 역시 장기화된 내수 경기 침체와 인구감소 등의 문제로 성장성이 떨어지고 있어 신사업 발굴이 절실한 상태다.

특히 CJ그룹은 오는 2020년까지 그룹 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10조원, 해외 비중 70%를 달성하겠다는 '그레이트 CJ 2020 비전'을 달성하겠다고 내걸었지만 장기간 투자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CJ그룹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10여건의 대형 M&A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또 각 계열사들의 실적 역시 주춤해졌다. 현재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는 곳은 핵심 자회사인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 정도만 꼽히고 있다. 반면 CJ오쇼핑은 이 회장이 구속되기 전까지 GS홈쇼핑과 1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으나 지난 2분기 기준 실적으로는 현대홈쇼핑에 자리를 일찌감치 내 준 후 3위에 안착했다. CJ오쇼핑은 홈쇼핑 4사 중 홀로 취급고가 4% 가량 줄었다.

더불어 CJ E&M은 올 2분기 동안 영화부문 영업손실로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고 CJ CGV, CJ 프레시웨이 등도 2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CJ헬로비전을 SK텔레콤에 매각해 이를 기반으로 콘텐츠 등 문화사업을 강화하려 했으나 공정위의 불허로 모든 계획이 물거품이 됐다.

이로 인해 CJ그룹은 2020년까지 그룹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신사업 발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 성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이는 렌탈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렌탈 시장 규모는 B2B 렌탈시장 성장에 힘입어 지난 2011년 10조6천억원에서 지난해 16조9천억원으로 60% 가량 커졌다. 연평균 성장률은 12%대를 기록하고 있다.

또 정수기, 비데 등 주요 생활가전 렌탈업체들의 누적 계정수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코웨이 572만, 청호나이스 102만, 쿠쿠전자 80만, 동양매직 75만, 교원웰스 35만 계정 등 총 860여만 계정이 넘었다.

업계 관계자는 "많은 업체들이 동양매직 인수에 참여한 이유는 렌탈사업 특성상 매년 안정적 영업 흐름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불황 속에 소유보다 실용을 중시하는 인식의 확대로 업황이 나날이 개선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특히 CJ그룹은 지난해 중국 대형 가전업체 하이얼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코웨이 인수전에도 참여하는 등 렌탈 사업 진출에 계속 관심을 보여왔다. CJ가 홈쇼핑 사업인 CJ오쇼핑을 통해 렌탈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충분한 여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CJ CGV 등 고객 멤버십 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는 점에서 렌탈 사업을 벌일 경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또 업계에서는 CJ그룹이 식음료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주방가전을 대규모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제품 납입 및 사후관리 측면에서도 렌탈 사업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CJ그룹이 오너 공백으로 지난해 코웨이 인수에도 그룹의 현금 동원력이 부족해 끝까지 추진하지 못하는 등 그룹 차원의 대규모 인수 합병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 왔다"며 "이 회장이 특별사면을 받은 만큼 이번 동양매직 인수전에서는 CJ가 과감한 투자를 통해 가장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그는 "다만 렌탈 사업 후발주자인 현대백화점그룹과 생활가전 등 소비재 사업 역량 강화를 통해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는 SK네트웍스, 중국 가전업체 메이다 등이 강한 인수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만큼 쉽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CJ그룹 관계자는 "렌탈사업에 대한 의지를 갖고 동양매직 인수전에 많은 관심을 두고 지켜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동양매직을 통해 다양한 계열사에서 시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눈여겨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동양매직 외에 한국맥도날드 인수전에도 현재 참여하고 있지만 이 부분은 계약 조건 등이 너무 까다로워 끝까지 추진하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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