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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논리라면 … SK는 안되고 KT·LG는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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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1위 사업자 맞나, 단순 점유율 아닌 경쟁제한성 봐야" 논란

[박영례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 금지를 최종 확정했다.

양사 M&A가 이뤄지면 유료방송의 권역별 독점력이 강화되고, 결과적으로 요금 인상 등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번 M&A 판단의 기준이 됐던 유료방송의 시장 획정을 놓고 논란이 이어질 조짐이다. 더욱이 공정위는 향후 유사 합병사례가 발생할 경우 단순한 점유율 합산보다 경쟁제한성을 중점 심사하겠다며 가능성은 열어 놨다.

이번 M&A로 탈출구가 필요한 케이블TV 등 SO의 자발적 구조조정이 무산됐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SK텔레콤의 케이블TV인수는 안되지만 KT나 LG유플러스의 인수는 가능하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18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5일 전원회의를 통해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의 주식 매매 및 합병 금지를 최종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신영선 공정위 사무처장은 "이번 건은 1위 사업자간 기업결합으로 기업결합 후 독과점과 소비자피해가 우려돼 엄정한 조치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이번 금지로 케이블TV를 둘러싼 M&A 등 구조조정이 사실상 불가능해 졌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신영선 사무처장은 "SK텔레콤은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이고 CJ헬로비전은 케이블 1위업체이면서 알뜰폰 1위 사업자"라며 "1위 사업자간 기업결합이고 그에 따라 경쟁제한 우려가 대단히 크다는 판단에서 금지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통신사하고 SO간에, SO와 MSO간 기업결합이 있을 수 있고, 각각의 경쟁제한 정도는 다를 수 있다"며 "이 건보다 경쟁제한 정도가 적은 기업결합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고, 그런 경우 조치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래부 등의 합산규제 등 이중 규제 논란과 유료방송 1위 업체인 KT에 대한 역차별 논란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신 처장은 "과거 경쟁 활성화 측면의 규제 개선 차원에서 권역별로 잘게 쪼개 보지 말고 광역화 하자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현행 방송법상 78개 권역으로 구분해 놓은 것을 감안, 방송구역별로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미래부 합산규제는 방송산업 특유의 사전규제이므로, 경쟁상황을 평가하기 위한 시장획정과는 관련이 없다는 게 공정위 해석이다.

그는 또 "KT가 왜 1위 사업자 인가, 점유율이라는 것은 시장을 어떻게 보느냐, 대체 관계가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며 "전국으로 볼 때 KT가 가입자 800만으로 1위다 이렇게 편의적으로 보는 것과 우리가 법상 기업결합이 경쟁제한성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과는 엄연히 다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업결합 후에도 KT가 여전히 1위라는 주장은 전국을 하나의 시장으로 보았을 때를 가정한 것인데 이는 이론적, 실증적으로 적절치 않은 시장획정이라는 게 공정위 측 입장이다.

그러나 현재 미래부 등은 지난해부터 유료방송 시장 전체에 대한 점유율 33%를 기준으로 한 합산규제를 시행중이다.

또 현재 업계가 추산하는 유료방송 시장의 점유율은 지난 3월말 기준 KT(KT스카이라이프 포함)가 884만명으로 전체 점유율 30.2%로 1위, CJ헬로비전이 415만명(14.2%)으로 2위다. 이번 M&A로 IPTV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이 합병했을 경우 가입자 778만명, 점유율 26.6%가 된다.

공정위의 이같은 판단은 미래부의 합산 규제와 시장 획정은 무관하다는 뜻이고, KT의 경우 점유율 1위 사업자이기는 하나 IPTV의 경우 케이블TV라는 대체재가 있어 향후 M&A의 경우 사안에 따라 경쟁제한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뜻도 된다.

이는 CJ헬로비전의 경우 지역별 수요 대체성 등을 고려할 때 대체가 어려운 시장으로 이를 권역별로 획정하는 게 맞고, 이 기준에서 M&A로 인해 21개 권역에서 점유율 1위로 경쟁제한성이 발생한다는 공정위 논리와 상충된다.

더욱이 공정위가 이번에 권역별 점유율을 문제 삼으면서 사실상 지역사업자로서 권역별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케이블TV 사업자에 대한 M&A는 사실상 원천 금지된 것으로 본 그동안의 판단과도 다른 해석이다.

공정위 설명대로라면 이번 SK텔레콤의 M&A는 안되지만 KT나 LG유플러스는 가능할 수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것.

가령 현행 합산 규제상 KT는 기준인 점유율 33%에 근접, 추가적인 M&A가 불가능 하다. 그러나 공정위가 권역별 시장획정과 함께 단순 점유율이 경쟁제한성 판단의 주요 근거가 아니라 해석하면서 판단이 모호해졌다. 현재 추가적인 M&A 가능성이 상존해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공정위 판단에 논란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결국 공정위가 이번 M&A와 관련 유료방송 독점에 대한 우려보다 이동통신 1위 업체인 SK텔레콤의 유료방송 시장의 지배력 전이, 즉 결합상품 판매 등에 따른 경쟁제한성에 판단의 무게들 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공정위는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이 불과 1.5%에 불과한 CJ헬로비전이 알뜰폰 사업으로 요금인하 등 혁신을 주도한 ‘독행기업’으로 이번 M&A로 경쟁이 줄어든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공정위의 이번 판단은 과거 신세기통신이나 하나로텔레콤의 M&A를 이같은 경쟁제한성 우려에도 승인한 것과도 다른 결론이다. 유사 사안에 대해 다른 해석을 했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그러나 이에 대해 신 처장은 “과거 기업결합 조치에 비판적인 시각이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과거 조치에 대해 지금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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