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정기자] 경북 성주가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지역으로 확정된 가운데 인근 부동산 시장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사드에서 나오는 전자파의 인체 유해성으로 거주의 불안감이 커지고 인근 지역에 대한 개발 제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문가들은 군용 레이더의 전자파 유해성이 의학적으로 검증되지는 않았지만, 인체에 유해하다고 보는 측면이 많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사드 레이더 반경 5.5㎞ 내에는 전자파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항공기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된다. 또 평지 기준으로 100m 이내는 인체에 유해할 수 있는 '레드존' 구역으로 지정되고 미군 기지가 운용되기 때문에 기지 주변이 개발 제한 구역으로 묶이게 된다.
정부는 "사드 레이더가 인체에 미칠 가능성이 있는 지상 안전 거리는 100m에 불과하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불안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다.
또 자연스럽게 사드 배치 지역은 집값과 땅값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주민들은 사드 배치에 대한 불안감과 부동산 가격 하락이 불 보듯 뻔하다는 입장으로 반발이 거세다.
최근 성주 지역은 제 1·2차 성주 일반산업단지가 분양이 완료되면서 지역 경제의 활성화를 이끌 것으로 전망됐다. 성주 1·2차 산업단지의 조성으로 1만명의 고용 창출 및 연간 6천억원에 달하는 경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였지만 사드 배치 지역으로 확정되자 이같은 기대는 물거품이 되버린 상황이다.
실제 KB국민은행 시세에 따르면 경상북도 성주군 아파트 1㎡ 거래가는 지난해 11월 127만원이었으나 지난달 133만원으로 오르며 회복세를 보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사드 배치로 거주지로서 불안감과 주변 지역 개발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어 부동산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지 부동산 관계자들도 "거래를 미루자", "앞으로 집값이 어떻해 되는 것이냐"는 등 문의가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특히 배치가 확정되는 지역의 주민들이 타 지역으로 이탈하는 현상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지역 주민들 중에는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기 위해 알아 보시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성주 지역 H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사드 배치 발표로) 부동산 가격 하락에 대한 걱정으로 문의 전화가 늘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이 악화되면서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산읍 S공인중개사 대표는 "집 주변에 (사드가) 들어온다는데 어느 누가 좋다고 하겠나.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과 만나도 다들 집값, 땅값 걱정 뿐"이라며 "왜 사드를 성주에 배치해야 하는지모르겠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해서 진행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따졌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최근 개발 호재 등으로 수요자의 문의가 많았는데 사드 지역으로 확정 된 이후로 기존 계약을 보류하는 일도 생겼다"며 "누가 이런 지역에 와서 살려고 하겠나. 아파트 가격도 지금보다 더 떨어질텐데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조현정기자 jh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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