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웅기자]새누리당 원외위원장들이 당 지도부에 4·13 총선 백서 공개와 계파 청산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전국원외위원장협의회는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결의문을 발표했다.
협의회는 "혁신은 분명한 반성에서 시작된다. 총선 백서가 당원과 국민에게 조속히 공개돼야 한다"며 "백서는 국민을 향한 새누리당의 진정성이 담긴 반성문이자 새 출발의 기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계파 갈등에 대해서도 "당분열의 근본적인 원인인 천박한 계파주의를 배격한다"며 "계파에 의존하는 정치는 국민과 당과 정 누구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새 지도부는 이를 단호히 대처하고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당헌에 명시된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는 당의 공식적인 논의·의결 기구로 정립돼야 한다"며 "협의회가 당내 공식기구로서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원외위원장 "청와대 공식 사과하라"
특히 일부 원외위원장들은 청와대와 친박계를 향해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총선 패배를 두고 청와대가 공식으로 사과하고, 진박계 퇴진과 윤상현 의원을 출당하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효재 서울 성북을 원외위원장은 "승리를 위해 몸을 던진 당원과 국민의 기대를 저버린 데 대해 청와대는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며 "국민은 회초리를 넘어 몽둥이를 들었고, 실망을 넘어 분노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런데도 공식적·비공식적으로 책임 있는 사람들로부터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친박계를 겨냥하며 "총선에 책임 있는 사람은 석고대죄하고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아야 한다"며 "일부가 진박 마케팅을 하며 당원과 국민의 마음을 후벼 판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총선 과정에서 막말 파문으로 당원과 국민을 화나게 한 윤상현 의원은 당에서 나가야 한다"며 "삼류 논평가들의 전유물인 줄 알았던 막말 정치가 새누리당에서 나오면서 지지자들을 놀라게 했다"고 주장했다.
안홍렬 서울 강북을 위원장은 총선 당시 새누리당이 오만하다고 지적한 지인의 문자를 소개하며 "이 문자를 이한구 당시 공천관리위원장과 김무성 전 당 대표 등 지도부에 보여줬지만 마이동풍이었다"며 "이번 총선 책임은 중앙당을 비롯해 청와대와 모든 당직자의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당대표가 될 분은 반드시 수평적 당청관계를 이뤄야만 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불통 이미지에 대해 말씀을 드려 새누리당과 대통령이 달라졌다는 소리를 들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총선 패인과 관련한 주제발표를 맡은 이상휘 서울 동작갑 위원장 역시 "우리가 총선에서 국민으로부터 채찍을 맞았는데, 아픈 척이라도 해야 하는데도 엄살 시늉조차 하지 않는 지금의 당 모습은 잘못됐다"고 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당대표 후보자 "당내 혁신 이뤄내겠다"
아울러 이 자리는 총선 패배의 원인을 분석하는 토론의 장이지만, 전당대회를 한 달 앞두고 있어 당대표 후보자 모두가 참석해 세몰이 경쟁에 나섰다. 후보자들은 원외위원장들이 요구한 혁신 과제를 이행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주영 의원은 "새누리당이 정신 차리라고 국민에게 몽둥이를 맞았으면 거기에 대한 답을 제대로 내놔야 한다"며 "처절한 성찰과 반성에서 새 출발을 하지 않으면 새누리당은 절체절명 위기에 놓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병국 의원은 "선거가 끝난 뒤 3개월이 지났는데 아직도 패배 원인도 진단되지 않고 책임 규명조차 못 하고 있다"며 "총선백서를 즉각 발표해야 한다"고 원외위원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한선교 의원 역시 "이번 전당대회에서 모바일 투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는데 한 계파에서 표 계산을 하니 불리하다는 계산이 나와 반대 의사를 표시했고 결국 없어졌다"며 "왜 젊은이를 두려워하는 것인가. 처음에는 지더라도 두 번째는 덜 지고 세 번째는 이겨야 한다"고 혁신을 강조했다.
이정현 의원은 "대선주자를 찾아내 '슈퍼스타K'방식으로 내년 4월까지 혹독하게 전국을 누비며 토론회와 포럼을 열어 10일에 한 번씩 탈락시켜야 한다"며 "이를 통해 새누리당은 대선후보를 직접 훈련시켜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용태 의원은 "새누리당이 매를 맞고 정신을 못 차리더니 이제 좀 차리려고 한다는 의견을 듣기 위해서는 대형 사고를 쳐야 한다"며 "원내·외가 함께 혁신의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이 당에 기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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