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은기자] 현대·기아차가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인 813만대 달성을 위해 하반기 공격적인 경영 모드에 돌입한다.
올 상반기 판매 성적이 전반적으로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올해 남은 기간 동안 강도 높은 판매 전략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 상반기 국내·외 시장에서 2.4% 감소한 385만대를 판매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239만여대, 145만여대를 판매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0.9%, 4.6% 감소한 성적에 내는데 그쳤다.
내수 시장에서는 지난달까지 이어진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으로 호실적을 낼 수 있었으나, 해외 시장에서는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 등으로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에 현대·기아차는 올해 판매 목표인 813만대의 달성을 위해 남은 6개월 동안 428만대를 팔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판매 목표인 820만대 달성이 불발되면서, 올해 판매 목표를 예년보다 7만대 낮춰 잡은 상황이기 때문에 실적 개선에 대한 부담이 큰 상황이다.
일단 현대·기아차는 하반기 신차 효과를 통해 실적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출시된 제네시스 G80을 비롯해 10월 이후 출시 예정인 신형 그랜저와 모닝 등이 실적 개선을 견인할 기대주로 꼽힌다.
여기에 이달 출시되는 아이오닉 일렉트릭과 K5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하반기 출시 예정인 K7 하이브리드를 통한 신차 효과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회사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와 지속적인 판촉 활동을 통해 국내 시장 판매를 견인해 나갈 계획"이라며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한 성장 둔화, 환율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 등 어려운 시장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에 더욱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기본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반기 총력 대응, MK '해외법인장 회의' 주재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판매 목표 달성에 적신호가 켜진 것은 개소세 인하 종료에 따른 판매 절벽과 브렉시트로 인한 유럽 시장의 자동차 판매 둔화 우려 등이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해 임금협상 교섭 과정에서 노조가 파업을 선언할 경우 생산 차질이 불가피해진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존재한다.
이처럼 하반기 어려운 경영 여건이 예상되는 가운데, 신차효과 및 보다 공격적인 판매 전략을 세우기 위해 정몽구 회장이 직접 나선다.
정 회장은 이달 중 양재동 본사에서 해외법인장 회의를 열고 하반기 시장 대응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해외법인장 회의는 지역별 판매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판매 전략을 보고하는 자리로, 매년 상·하반기 두차례 열리는 정례 행사다.
이번 법인장 회의에서는 올 상반기 실적 보고와 더불어 하반기 생산 및 판매 전략 등의 내용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제네시스 브랜드의 성공적인 안착과 판매 증진을 위한 모든 노력을 경주해 줄 것을 주문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현대·기아차의 하반기 실적과 관련, 어려운 환경이 지속되나 점진적 개선 가능성도 엿보인다고 전망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선은 신차효과의 극대화이지만, 차선은 상황을 직시하고 향후 4~5년간의 판매 개선책을 내놓는 것"이라며 "판매 지원과 상품성 보완으로 비용이 수반되더라도 판매량 개선이 나타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일 신영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현대차의 경우 3분기 내수 판매는 다소 부진할 것으로 보이나, 해외 공장 물량의 증가로 판매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기아차와 관련해서는 "중국 시장의 회복 지연과 기타 시장 출고 판매 감소로 하반기에도 어려운 환경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영은기자 eun06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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