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내년 2월 본방송을 앞둔 지상파 UHD 방송 표준방식으로 미국식이 유력해졌다.
미국식(ATSC3.0)은 유럽식(DVB-T2)과 달리 인터넷프로토콜(IP)을 지원, 개인화 및 양방향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식 방식이 표준으로 제정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이를 원했던 지상파는 환영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사는 그동안 UHD TV를 유럽식에 기반해 만들어 왔기 때문에 미국식에 적합한 제품을 만들기까지 시한이 촉박하다는 입장이다.
4일 지상파 UHD 방송표준방식 협의회는 서울 양재 더케이호텔에서 지상파 방송표준방식 의견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협의회에는 지상파 방송사, 가전사, 연구기관, 학계 등이 참여했다.
이날 공청회에서 협의회는 미국식이 유럽식을 기술적 측면, 경제적 측면, 방송 서비스 측면 3 분야에서 모두 앞선다는 검토 결과를 내놨다.
협의회의 경희대 김규헌 교수는 "미국식 방식은 IP를 지원해 양방향 서비스가 가능해지고, 동일 콘텐츠를 복수의 방송포맷으로 방송할 경우 압축효율이 높고 고품질 영상기술도 지원한다"며 "새로운 표준이 도입되면 방송 장비 시장도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미국식을 택할 경우 이미 판매된 UHD TV에서 지상파 UHD 방송을 시청할 수 있도록 관련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상파 "대환영" vs 가전사 "시일 촉박"
이와 관련해 지상파는 UHD 방송의 전기를 마련했다며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KBS 임중곤 UHD 추진단 팀장은 "미국식 UHD 표준 제정으로 한류 콘텐츠 재도약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세계 최초 초고화질 방송을 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표준 방식에 대해선 반대하지 않았지만 시한이 촉박하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기존 두 회사가 출시한 UHD TV는 유럽식이라 이를 미국식으로 변환할 수 있는 기기도 공급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전병환 상무는 "내년 2월까지 표준에 적합한 TV를 공급해야 하는데 그 일정을 맞추기엔 시한이 촉박하다"며 "이를 해결할 수 있도록 관련 기관과 긴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 상무는 "표준이 바뀌면 오디오, 비디오 코텍도 바뀌게 된다"며 "컨버팅 해주는 별도의 기기가 필요한데, 이를 어떻게 개발해서 공급할지는 협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LG전자 김진필 연구위원도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정착되려면 시간이 걸린다"며 "일정이 타이트하지만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선 산업적 측면만 고려됐을 뿐 소비자는 배제됐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국소비자연맹 정지연 사무총장은 "미국식으로 표준이 제정되면 불편을 겪는 소비자들이 생길 것"이라며 "최대 수혜자인 방송사는 이들을 위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협의회는 이번 공청회에 제기된 의견을 검토해 적합한 방송표준방식(안)을 미래창조과학부에 건의한다. 미래부는 이를 토대로 행정예고(7월중) 등 관련 고시 개정 절차를 거쳐 국내 방송표준방식을 확정할 계획이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