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킴스클럽 매각…주도권 잡은 이랜드, 속타는 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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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내 '킴스클럽' 매각 본 계약 체결…조건 협상 두고 '눈치싸움' 치열

[장유미기자] '킴스클럽' 매각 협상을 두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이랜드그룹과 미국계 사모투자펀드(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중국 티니위니 매각 진행 상황을 두고 표정 관리에 들어갔다. 이번 중국 티니위니 매각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이랜드가 협상에서 좀 더 유리한 위치를 올라섰기 때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그룹은 중국 현지에서 진행 중인 티니위니 매각 예비입찰에 1조원 이상의 금액을 써낸 5개 기업을 최종 적격인수후보로 선정하고 오는 9월 중 매각 일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중국 티니위니는 지난해 중국에서 매출 4천462억원, 당기순이익 903억원을 올렸으며 평균 영업이익률은 34%다. 이랜드 측은 유사 경쟁사의 주가수익비율(PER)로 계산할 경우 3조원 이상의 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로 인해 예비입찰에 나선 업체들은 티니위니를 인수하기 위해 치열한 눈치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인수가격이 1조4천억~1조5천억원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자 KKR은 자신들의 뜻대로 킴스클럽 매각 협상이 진행되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는 눈치다. 당초 이랜드그룹이 유동성 압박을 받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킴스클럽 매각을 서두르는 분위기였으나 중국 티니위니 매각 작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경우 숨통이 트이면서 좀 더 주도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양 측은 5월 내 킴스클럽 매각을 마무리 지으려고 했으나 서로 의견을 좁히지 못해 3개월이 넘도록 본계약 체결을 진행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양 측은 지난 13일 킴스클럽 매각에 대해 바인딩 MOU(구속력 있는 양해각서)를 체결, 앞으로 약 한 달간 최종 매각가와 매각구조를 결정해 본 계약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는 킴스클럽이 연 매출 1조원에 육박하는 만큼 37개 점포의 영업권과 물류시설 등 부대시설의 매각가로 최소 7천억원은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인수가를 3천500억~4천억원대로 보고 있는 KKR과 입장 차가 커 조율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최근에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킴스클럽의 지분 일부를 넘기고 이랜드가 추후 다시 매입할 수 있는 권리인 '콜옵션'을 갖는 구조로 협상 방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드 관계자는 "KKR과의 킴스클럽 매각 협상은 지금도 잘 진행되고 있으며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양 측의 의견을 모아 이달 안에 본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이랜드가 최근 신용등급이 떨어지면서 기존 채무 만기를 연장하는 것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아져 킴스클럽 매각 등을 서두르는 모습을 보였지만 중국 티니위니 매각이 예상보다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숨통이 트인 것 같다"며 "KKR 측에선 티니위니 매각 진행상황을 지켜보며 이랜드와의 협상에서 더 불리한 위치에 놓일까 걱정하는 눈치"라고 밝혔다.

◆ 킴스클럽 인수 나선 KKR, O2O 사업 진출?

업계에서는 KKR이 킴스클럽 인수를 포기하지 않고 협상을 끌고 있는 이유로 소셜커머스 티몬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KKR은 온라인과 모바일 기반인 티몬을 지난해 앵커에퀴티파트너스, 신현성 대표와 함께 그루폰으로부터 인수한 후 오프라인으로 영역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실제로 KKR은 지난해 홈플러스 인수전에도 의욕적으로 나섰으나 MBK파트너스에 밀렸다.

업계 관계자는 "KKR은 대형마트를 인수해 티몬과의 연계를 통해 시너지를 꾀할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온라인·모바일 신선식품 시장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각광받고 있는 데다 티몬의 배송 강화 측면에서도 킴스클럽을 인수하게 되면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해 끝까지 협상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킴스클럽은 이랜드리테일의 백화점과 아울렛 등에 식품관 개념으로 입점해 있는 대형마트로, 티몬의 대주주인 KKR이 이를 인수할 경우 신선식품 강화에 가장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킴스클럽이 산지직송, 해외소싱 등의 노하우가 있어 이곳을 통해 상품을 들여온 뒤 모바일·온라인에서 판매하면 생필품과 패션·뷰티 중심인 티몬의 상품 구성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KKR은 킴스클럽이 보유한 전국 37개의 점포와 경기 오산과 대구·부산·광주·울산 등에 있는 물류기지도 배송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인수하게 되면 물류센터 확충과 배송 서비스 투자로 지난해에만 5천억원 이상의 적자를 낸 경쟁사 쿠팡과 달리 손쉽게 손쉽게 물류 기지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KKR이 티몬 인수 후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킴스클럽을 인수하게 되면 진정한 O2O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게 된다"며 "티몬과 킴스클럽을 같이 운영하게 되면 시너지를 얻을 수 있어 향후 KKR이 이들을 다른 곳에 매각을 할 때 오비맥주처럼 더 높은 가격에 팔 수도 있을 것을 염두해 두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돈맥경화' 이랜드, 재무구조 개선 순항 예고

티니위니와 킴스클럽 매각 등을 추진 중인 이랜드는 매각 일정이 차질 없이 완료될 경우 지난해 말부터 진행해 온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이랜드그룹 차입금(연결 기준)은 5조4천700억원 규모로 부채 비율은 298%에 달했다. 또 1년 단위 단기 금융부채도 3조2천억원 수준이다. 1분기 기준으로는 차입금이 5조5천억원, 1년 안에 갚아야 할 부채는 3조3천억원으로 지난해보다 소폭 늘어 매달 평균 2천500억원 가량의 부채를 갚아야 한다. 이랜드그룹은 티니위니, 킴스클럽 매각 등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최소 1조5천억원의 자금을 확보해 부채비율을 200%선까지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랜드가 다음달 당장 갚아야 할 단기 금융부채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중국 티니위니 매각이 예상보다 높은 호응을 얻으면서 이랜드가 킴스클럽 매각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7월에 갚아야 할 부채를 생각하면 KKR과 협상을 서두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대부분 신용대출이 아닌 부동산 담보 대출로, 기간 연장이 잘 되는 편이라 이 같은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매달 이자를 지급하며 원금을 갚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랜드는 중국 티니위니와 킴스클럽 매각 외에도 재무개선 작업의 일환으로 중국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와 이랜드리테일 IPO(기업공개) 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중국법인 프리IPO는 티니위니 브랜드 영업권 매각으로 지장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됐지만 이랜드 측에서는 뉴발란스나 스코필드 등 다른 브랜드도 최근 인기가 높아진 만큼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킴스클럽과 중국 티니위니를 매각하게 되면 부채비율이 100%대로 떨어지게 되면서 자금흐름이 원활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랜드리테일 IPO는 올해 말까지 주간사를 선정해 내년께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중국 프리IPO는 절차가 복잡한 만큼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또 업계에서는 이랜드가 이번 매각과 함께 IPO까지 성공적으로 진행할 경우 확보된 현금으로 면세점 사업, 중국 유통 사업 등 신사업에 투자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관세청이 최근 대기업을 대상으로 면세점 특허권을 총 3곳에 줄 것이라고 발표함에 따라 이랜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면세 사업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현재 추진하고 있는 매각 작업이 잘 진행되고 IPO도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면세사업을 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며 "다만 특허를 받아야 하는 사업인 만큼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재무구조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면 면세 사업 외에도 그동안 구상하고 있던 신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라며 "다만 재무구조 개선과 몸집 만들기에 주력해야 하는 만큼 당분간 M&A나 부동산 등의 자산 매입은 일절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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