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6일 동안의 방한 이후 국내 정치에서 충청 대망론이 불타오르고 있다.
그동안 우리 역사상 충청도 출신 대통령은 없었다. 그동안 정치에 있어서만은 영남과 호남에 밀려 변방을 면치 못했지만 충청을 얻어야 대선에서 승리할 정도로 조력자 역할을 해왔다. 김대중 전 대통령 당시 DJP 연대나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 행정수도 공약 등이 그것이다.
이제 호남을 앞설 정도로 늘어난 인구와 경제를 바탕으로 충청도에서는 차기 대선에서 충청 출신 대통령을 탄생시키겠다는 '충청 대망론'이 힘을 얻고 있다.
최근 반기문 총장은 5박 6일 동안의 방한에서 충청대망론을 염두에 둔 일정을 펼쳤다. 지난 28일에는 충청도를 대표하는 원로 정치인인 김종필 전 국무총리를 찾아가 약 30여분 간 대화를 나눴다. 이 대화 내용은 공개도 되지 않았다. 반 총장은 안부 인사차 들렀다고 했지만 대권 도전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음을 예상할 수 있다.
여권의 중심인 대구경북도 방문했다. 안동 하회마을을 찾은 반 총장은 서애 류성룡 선생의 고택을 방문했다. 이 과정에서 TK 지역 정치인들과 오찬 등을 해 대권 행보로 점쳐졌다.
◆정치 경험 없는 潘, 경제·민생 검증서 약점 나올 수도
충청대망론으로 여야 모두 충청 주자들이 주목받고 있다. 여권에서는 반기문 총장이 확고한 대선의 상수로 자리잡았고, 야권에서는 안희정 충남지사가 대선주자로 활동영역을 넓히고 있다.
영남+충청, 혹은 호남+충청이 승리 공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정치 공식대로라면 이같은 지역 구도의 완성은 승리로 귀결됐다. 그러나 이번 대선은 좀 다르다. 4.13 총선에서 일여다야의 구도로 한 때 새누리당이 200석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실제로는 여소야대로 나타났다.
민심은 전통적인 지역, 이념 구도보다는 이슈, 인물로 이동하고 있다. 여권의 텃밭인 대구·경북과 부산·경남도 다소 다른 선택을 하고 있고, 호남에서도 새누리당 당선자가 2명 당선됐다. 섣부른 충청대망론은 잘못하면 기타 지역의 반작용을 불러 역으로 대선에서 불리한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
4.13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은 민생과 경제였다. 이같은 민심이 내년 대선에서도 유지될 가능성은 적지 않다. 이 경우 한 번도 정치에서 활동한 적이 없어 경쟁과 리더십에서 검증을 받은 적이 없는 반 총장은 위기를 겪을 수도 있다.
우선 반 총장은 새누리당 내부의 경쟁을 뚫어야 한다. 최근 '대망론'이 나올 정도로 반 총장의 지지율은 높지만, 여권 내 비박계에서는 대선 후보 직을 경쟁없이 넘겨주지는 않을 것이다. 치열한 내부 경쟁 끝에 반 총장이 상당한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
반 총장은 6일 간의 방한으로 차기 대선구도의 상수가 됐다. 6일간의 행보에 대한 찬성과 반대가 공존하는 가운데 반 총장이 실제 충청 대망론의 기수가 될지 혹은 충청 대망론이 다음 기회로 밀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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