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경기자] 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와 벳쇼 고로 주한 일본대사가 지난해 말 한·일 양국이 체결한 '위안부 합의'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천 대표는 29일 오후 벳쇼 대사와의 면담에서 '위안부 합의 무효화 및 전면 재협상'을 주장했지만, 벳쇼 대사는 합의 이행에 방점을 찍었다.
천 대표는 "가장 시급한 현안은 위안부 문제"라며 "지난해 말 한·일 양국이 이른바 '최종적·불가역적 합의'를 이뤘다고 했지만 한국에서는 국민적 공감은 물론이고 정치권 내에서도 합의를 못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천 대표는 "결론적으로 합의를 무효화시키고 새롭게 피해자의 정당한 권리를 고려한 실질적인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특별히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야당 정치인의 생각을 유념해 주시고 새로운 접근을 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그러나 벳쇼 대사는 "저를 비롯한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와 위안부였던 분들의 마음을 염두에 두고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논의한 결과 지난해 말 합의에 도달한 것"이라며 "양국 정부 간 합의가 이뤄졌기 때문에 서로 충실하게 합의를 이행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벳쇼 대사는 "일본, 한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의견을 갖고 있다는 걸 이해한다. 천 대표의 의견을 일본 쪽 관계자에게 보고하겠다"면서도 "제 입장에서는 양국 정부가 합의를 이행해 나가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진전을 이루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라고 거듭 합의 이행을 강조했다.
천 대표가 "양국 정부 간 합의가 있었다는 걸 부인할 수는 없지만 피해자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합의는 아니었다는 점을 고려해 달라"고 거듭 요청했지만 벳쇼 대사는 "일본과 한국 사이에 유구한 역사가 있기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 있다. 동시에 양국이 협력해 나감으로써 서로의 나라에서 이 지역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말을 돌렸다.
그러자 천 대표는 "대사님은 일본에 충실한 외교관이신 것 같다"며 다소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정부 입장을 양보하긴 어렵겠지만 생산적인 대화였다. 앞으로도 서로 토론하고 논의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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