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당권 향배는? 책임론 영향 대선까지 간다

[윤미숙기자] 지도부 공백이 계속되고 있는 새누리당에서 총선 패배 책임 공방이 벌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이는 대선을 관리하는 임무를 맡은 차기 당권의 향배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어서 그 파장이 대선까지 미칠 전망이다.

총선 패배 이후 친박계는 원유철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당을 수습함과 동시에 차기 지도부를 선출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비박계는 총선 책임이 있는 원유철 원내대표가 당의 수습을 맡는 것에 반대했고, 결국 이를 무산시켰다.

이어 새누리당 내에서는 총선 패배 책임론 공방이 벌어졌다. 비박계는 공천을 주도한 친박계가 총선 패배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친박계는 이를 정면 반박하면서 갈등이 일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이라고 불렸던 이정현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집권여당에 소속돼 있는 사람들이 대통령을 만들고 그 대통령을 중심으로 자기 당이 추구하는 정책을 펼쳐나가는 것이 정당 조직"이라며 "새누리당 안에서 대통령을 배제하고, 대통령을 비난하면서, 대통령과 한 길을 가지 않으면서 집권여당에 존재할 이유가 뭔가"라고 친박계 책임론을 맹비난했다.

이 의원은 "그것을 친박이라고 몰고 있는데, 우리가 만들어놓은 대통령이 이끌고 갈려고 하는 국정철학과 기조에 대해서 당에서 협조하고 적극적으로 하는 것은 당원의 도리"라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비박계 쇄신파인 황영철 의원은 21일 오전 CBS에서 "쇄신과 개혁의 목소리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될 분은 친박 핵심에 있었던 분들이 맞다"면서 "이 부분에 대해 방어하고 저항하려고만 한다면 당은 앞이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황 의원은 "친박 중에서도 공천 책임이나 지금까지의 당 운영에 있어서 비판선상에 올라와 있는 분들을 꼽으면 다 아실 것"이라며 "이런 분들은 처절하게 반성하고 당이 새롭게 가는 길에 밀알이 됐으면 좋겠다"고 공격했다.

정상적인 경선이 벌어지면 총선 결과 다수를 차지한 친박계가 당권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총선 패배 이후 정당 지지율과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에서 야당에 밀리고 있는 현 상황에서 당내 계파 갈등 재개는 괴멸적인 결과를 부를 수 있다는 점이 변수다.

총선 책임론으로 최경환 의원 등 친박 중진들의 행보가 주춤해진 상황에서 비박계는 외부인사 영입을 통한 개혁론을 주장하고 있어 위력을 발휘할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