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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이재현' 준비 나선 CJ, M&A 속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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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CGV, 터키 영화관 마르스 인수…먹거리 확보 위해 대규모 투자 재개

[장유미기자] 오너인 이재현 회장의 부재로 최근 2~3년간 장기 성장 동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CJ그룹이 국내외 M&A 시장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CJ그룹은 그동안 여러 업체를 두고 M&A를 추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던 과거와 달리 올 들어 식품, 바이오, 신유통, 엔터테인먼트·미디어(E&M) 등 4대 사업군을 기반으로 한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대규모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는 저성장에 대한 위기감이 팽배한 가운데 더 이상 투자를 미루면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4일 CJ그룹에 따르면 CJ CGV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터키 최대 영화관 스크린을 거느리고 있는 마르스 미디어 인수를 확정지었다.

지난 2001년 설립된 마르스 미디어는 터키의 1위 극장사업자로, 터키에서는 '시네맥시멈'으로 알려져 있다. 작년 말 기준 710개의 스크린을 갖고 있으며 전체 영화 상영시장 점유율은 42%다.

CJ CGV는 복수의 공동 투자자와 함께 마르스 엔터테인먼트 그룹이 발행한 주식 100%를 6억500만 유로(약 7천919억 원)에 인수한다.

이로써 CJ CGV의 스크린을 통해 영화를 보는 관람객 수는 연간 1억3천만 명에서 약 7억 명 가량으로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CJ CGV로선 아시아에 이어 유럽 시장에 진출할 기회를 갖게 됐다.

CJ CGV는 총 거래 금액 중 3천19억여 원만 책임지며 인수 법인(SPC)의 지분 38.1%를 확보한다. 나머지는 IMM프라이빗에쿼티(PE) 등 재무적 투자자들이 공동 투자한다.

인수 대상 지분은 터키의 PEF인 악테라 그룹 및 이자스홀딩이 보유한 지분 69.5%와 창업주이자 최고경영자인 무자파 일드림이 보유한 지분 30.5%을 포함한 총 100%다.

CJ CGV 관계자는 "글로벌 전략에 따른 터키 시장에 새롭게 진출하기 위한 것"이라며 "인수합병(M&A)을 통한 양적 및 질적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인접지역 진출을 위한 전략적 거점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매각을 주관하고 있으며 CJ그룹은 김앤장법률사무소와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인수 자문사로 고용했다.

앞서 CJ CGV는 오는 2020년까지 12개 국가에 스크린을 1천 개 이상 늘린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업계에선 CJ 측이 적극적으로 M&A에 나설 것으로 관측했으며 마르스 인수도 이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CJ CGV는 현재 국내를 포함해 미국과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5개국에서 2천 개가 넘는 스크린을 가지고 있다.

이 외에도 CJ그룹은 작년 9월 중국 냉동 물류업체인 룽칭을 4천550억 원에 인수했으며 최근에는 CJ제일제당을 통해 중국 기능성 아미노산 생산회사 하이더를 360억 원에 인수했다. 또 지난 2월에는 베트남 김치업체 옹킴스를 인수했고 베트남 식품업체 빗산의 지분 4.08%와 국내 사료업체 코휘드의 지분 70%를 각각 매입했다.

더불어 CJ그룹은 올 초 1조7천억 원을 들여 중국 바이오 회사인 매화홀딩스그룹을 인수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현재 막바지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다음달께 결론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 관계자는 "작년 12월 이 회장이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이 확정받자 그룹 총수 부재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며 "CJ그룹이 비상 사태에 놓였지만 투자가 꼭 필요한 건에 대해선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분위기가 내부에서 조성된 만큼 앞으로도 상황에 따라 좀 더 적극적으로 M&A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CJ그룹은 이 회장이 지난 2013년 7월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된 후 그룹 내 모든 투자가 중단됐다. 이로 인해 지난해 중국 냉동물류회사 룽칭물류를 인수한 것 외에는 뚜렷한 M&A 성과를 내지 못했다.

실제로 CJ대한통운은 싱가포르 물류기업 ALP로지스틱스 인수에 나섰다가 실패했으며 지난 2013년에도 미국과 인도 물류기업 인수를 검토했지만 진행하지 못했다. 또 CJ제일제당은 베트남과 중국업체 M&A를 추진했으나 최종 인수 전 단계에서 중단한 바 있으며 CJ CGV도 작년 초 대형 인도 극장 기업 2곳의 인수전에 참여했으나 실패했다.

재계 관계자는 "CJ그룹이 오는 2020년 매출 100조 원, 해외비중 70%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목표 시점까지 불과 4년밖에 남지 않았다"며 "작년 매출도 29조1천억 원 가량으로 매출을 3배 이상 늘리려면 사실상 해외 M&A 밖에 방법이 없을 것으로 보여 앞으로도 CJ그룹이 공격적으로 M&A에 나설 것 같다"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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