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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SKT·CJ헬로 M&A 연일 '강공' 무리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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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 몸집 불리기에 콘텐츠 협상력 약화 우려 추정

[조석근기자]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이해 당사자들의 대립이 감정싸움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특히 이번 M&A에 대한 지상파 방송사들의 반발이 거세다. M&A가 성사될 경우 전체 유료방송 2위 업체의 출현으로 실시간 방송과 VOD 등 콘텐츠 협상에서 열세에 몰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가입자 1인당 월 매출(ARPU) 상승이 요금인상?

SBS는 지난 3일 "SKT-CJHV(CJ헬로비전) 합병 시 요금상승···드러난 거짓말"이란 제목으로 이번 M&A에 비판적인 기사를 보도했다. SK그룹 계열 SK증권의 지난 1일 보고서를 인용해 M&A 성사 시 서비스 요금이 인상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했다.

SK텔레콤은 M&A 결과 방송통신 시장의 독점 심화로 요금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외부 비판에 대해 줄곧 부인했다. M&A 이후 이동통신 및 IPTV 등 방송통신 서비스 요금을 인상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SBS는 이날 보도에서 SK증권의 분석 중 "이동전화와 케이블TV 등 결합판매가 증가하면서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이 늘어날 것"이라는 내용을 인용했다. 이를 요금인상 가능성으로 해석하며 SK텔레콤이 말을 뒤집은 것으로 지적한 것이다.

SK텔레콤의 M&A는 공정위가 심사 중인 사안이다. 이를 토대로 미래부가 최종적인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SK텔레콤의 계획대로 IPTV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케이블TV 1위 CJ헬로비전이 결합할 경우 전체 유료방송 업계 2위 사업자가 탄생한다. 방송통신 시장 재편 가능성이 존재하는 만큼 이번 M&A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크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SBS의 분석은 지나친 해석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ARPU 증가를 단순히 요금인상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따르기 때문이다.

당초 문제가 된 보고서는 ARPU 개선의 배경으로 결합상품 판매를 통한 가입자 증가와 CJ헬로비전 아날로그 가입자들의 디지털 전환을 들었다. 지난해 기준 CJ헬로비전의 아날로그 가입자 수는 160만, 디지털 가입자는 256만명이다. 전반적인 디지털 전환율은 60%가량이다.

같은 기간 CJ헬로비전의 아날로그 가입자 ARPU는 3천529원이다. 디지털 가입자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들을 디지털 가입자로 전환할 경우 T커머스, VOD 등 디지털 콘텐츠 이용 증가로 ARPU 증가를 꾀할 수 있다.

SK증권의 보고서에 서비스 요금 인상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등장하지 않는다. 이 보고서는 SBS의 보도 이후 홈페이지에서 삭제한 상태다.

◆지상파 강공, 콘텐츠 협상 '사전 포석'?

SBS를 비롯한 지상파 3사는 지난해 11월 SK텔레콤이 이번 M&A 추진을 발표한 이후 줄곧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이들의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에 대한 보도는 각각 KBS가 17건, MBC가 12건, SBS가 39건이다.

이들 가운데 M&A 자체에 부정적인 여론을 강조한 보도는 KBS가 11건, MBC가 5건, SBS가 14건이다. 나머지는 SK그룹과 CJ그룹의 총수일가 및 기업 부정을 집중 겨냥했다.

지상파 3사 연합체인 한국방송협회는 지난 2월 "이번 M&A가 강행될 경우 방송 플랫폼 시장은 거대 통신사들이 지배하는 독과점 시장으로 전환된다. 콘텐츠 저가화로 몸살을 앓는 방송 콘텐츠 산업의 위기가 확대될 것"이라는 취지로 M&A 반대 의견서를 미래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같은 강한 반발은 지상파 3사가 이번 M&A의 직접적 당사자이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내 유료방송 업계 1위는 가입자 876만명의 KT로 전체 시장의 30%를 차지한다. M&A 성사 시 신설법인과 함께 전체 시장 56%로 과반 이상을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IPTV와 케이블TV 등 유료방송은 지상파 3사로부터 실시간 방송과 VOD를 공급받아 송출·판매한다. 유료방송 플랫폼 업체들의 규모가 커질 경우 콘텐츠 대가를 둘러싼 지상파 3사의 협상력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상파 3사 입장에선 케이블TV 업계와의 VOD 공급 협상이 지난해 연말부터 수개월째 난항에 빠진 상태다. 재송신료 분쟁에서 지상파에 불리한 판결도 줄을 잇고 있다.

법원은 지난 22일 지상파 3사의 씨앰비에 대한 재송신료 인상안이 구체적 근거가 없어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지난 1월의 경우 지역 케이블TV 10개 사업자에 대해 가입자 1인당 190원의 재송신료가 적정하다는 권고안을 내놓기도 했다. 대형 케이블TV 사업자들이 부담하는 재송신료보다 30%가량 낮은 금액이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지상파 3사의 최근 광고 매출 하락세가 두드러지면서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며 "콘텐츠 대가 협상에서 불리해지면 수익구조가 더 악화되는 만큼 이번 M&A에 대해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조석근기자 feelsogoo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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