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 소프트웨어(SW) 저작권 보호 활동을 해온 문화체육관광부 소관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SPC)가 SW 기업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15일 SW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주요 SW 기업들이 잇따라 SPC 임원사에서 빠져 나가고 있다.
2002년 출범한 SPC는 SW 저작권 보호와 관련된 SW 불법복제 방지 활동 등을 펼치고 있는 사단법인이다. 지난 2012년부터 김은현 상근 회장이 이끌고 있다.
실제로 현재 SPC 임원사 구성을 보면 절반 가량이 SW 저작권사가 아닌 총판업체를 맡고 있는 유통회사들이 차지하고 있다. 12개 안팎을 유지하던 임원사 수도 최근 9개까지 줄었다.
SPC 임원사로 남아 있는 곳은 다우데이타, 소프트뱅크커머스, 인성디지탈, 테크데이타, 포비스티앤씨 등 주로 외국 SW를 유통하는 총판사가 대부분이다. 포비스티앤씨는 한국MS의 공공 총판, 테크데이타는 리셀러다. 다우데이터, 소프트뱅크커머스가 주로 유통하는 제품도 MS, 오토데스크의 제품이다.
SW 저작권사로는 안랩, 더존비즈온, 투비소프트 정도가 전부다. 그나마 작년 2월 게임업체인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가 들어왔다.
이 때문에 협회 임원사 구성의 다양성이 부족할 뿐 아니라 협회 자체의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원사 인지도가 낮아 대외 활동에 어려움이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임원사 가운데 외국계 기업은 한국MS가 마지막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상징적인 의미로 비슷한 수의 국내외 SW 기업과 유통사로 임원사를 구성해 균형을 맞췄다"며 "지금의 임원사 구성은 총판사들의 '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SPC 관계자는 "임원사들의 고유한 결정"이라고 말을 아꼈다.
SW 저작권사들이 협회 활동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불법 SW 단속에 관여하는 SPC에 대한 불만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SPC는 검찰과 경찰의 불법 SW 단속시 인력과 기술을 지원하는 일을 주로 한다. SPC는 저작권사의 권한을 위임받아 법무법인과 함게 당국에 수사를 요청한다.
그러나 어떤 경로든 SPC는 기술 지원 등을 위해 직접적인 개입을 하게 된다. SPC는 단속과정에서 파생되는 이익을 이른바 '특별회비' 명목으로 얻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SPC와 법무법인이 융통성없이 단속만 강화하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SW 기업 관계자는 "저작권사가 단속보다 계도나 협력을 원하는 경우에도 법무법인이 자의적으로 판단해 강한 단속을 추진하는 등 무분별하게 단속만 강화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오히려 기업 이미지가 실추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SPC는 법무법인이 SW 업계가 선정한 곳으로 SPC와 법무법인이 의도적으로 강력한 단속에 나서는 것은 아니라고 항변한다.
SPC 관계자는 "실무위원회에서 권리구제에 적극적인 회원사들이 8~9개 정도의 법무법인를 선정해 권리구제 행위를 위탁해 운영한다"면서 "우린 에이전트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SW 단속을 위한 압수수색 건수가 최근 3~4년 전부터 20~30%씩 줄고 있다"며 "무분별한 단속이 이뤄지고 있다는 건 정량적 수치와도 맞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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