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12월 임시국회가 진행 중이지만 국회는 사실상 움직이지 않고 있다. 여야가 한 치 양보도 없이 맞붙고 있는데다 여야 모두 내부 분열까지 일고 있어 쟁점법안들이 사실상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
여야가 임시국회에서 다루기로 한 법안은 노동 5개법안을 비롯해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사회적 경제기본법,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 등이다.
정부여당은 연일 쟁점법안들의 연내 처리를 강조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부터 국무회의에 이어 10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3차 회의에서도 "만혼의 원인은 젊은이들이 제대로 된 일자리를 갖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지금 우리 경제의 재도약과 청년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동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당은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서비스산업발전법과 관련해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정부 여당이 늘어난다고 주장하던 일자리가) 30만개였다가 갑자기 70만개로 늘어났다"며 "몇 달 사이 우리 사회가 이 법을 수용해 사업을 만들 조건이 바뀌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반박했다.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에 대해서도 재벌대기업에 편리적인 법이라고 지적했다.
내년 총선을 위한 선거구 획정도 여전히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예비후보 등록일은 15일이 넘어가면 정치 신인들의 불이익과 혼란이 불가피하지만 여야의 입장차는 여전하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여야가 15일까지 선거구 획정 기준을 마련하지 않으면 특단의 조치를 내리겠다고 경고까지 하고 나선 상황이다.
여야는 12일 선거구 획정을 위한 대표와 원내대표의 2+2 회동을 열 예정이지만 비례성 확보에 대한 보다 진전된 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여전히 한발도 진전되기 어렵다.
직전 회동에서 새누리당이 자당 출신 이병석 국회 정개특위위원장이 제안한 균형의석제를 거부하면서 회의 시작 30분 만에 야당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 회의가 결렬된 바 있다.
이같은 국회 무능의 모습은 실제로 여야가 모두 내년 총선에 마음이 가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최근 공천 룰 특별기구 출범을 앞두고 결선투표제, 당원과 일반 국민의 경선 참여 비율, 전략 공천 등 세부 룰을 놓고 친박계와 비박계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그간 박근혜 대통령 측근 인사에 의한 물갈이론이 제기된 바 있어 공천룰에 대한 계파 간 힘겨루기가 더욱 예민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총선 지도체제를 놓고 분당 위기를 맞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정면으로 맞붙고 있는 갈등의 원인은 총선을 어떤 체제로 치를 것이냐다.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는 현 지도체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이 있다. 그러나 현역의원 평가에 의한 하위 20% 공천 배제를 기본으로 하는 김상곤 혁신안을 지켜야 한다는 문재인 대표 측과 주류 측의 혁신안 만으로는 총선 승리가 어렵다는 안철수 의원 측이 부딪히고 있는 것이다.
여야가 모두 총선을 향한 공천 룰 경쟁에 들어서 더욱 임시국회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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