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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심상찮다…6년 만에 최저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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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급락에도 OPEC 감산 합의 불발…당분간 공급과잉 지속

[김다운기자] 국제유가의 하락세가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도 유가가 추가 하락해 배럴당 20달러선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우리나라 같은 원유 수입국들은 유가 급락에 따른 저물가가 내수소비 증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으나, 저물가가 과도하게 나타나면 디플레이션으로 연결될 수 있어 눈여겨 볼 사안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날 5.80% 급락한 데 이어 0.37% 추가 하락하며 배럴당 37.51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약 6년 만에 최저치다.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가격도 8일 3.75% 급락했다.

WTI 가격은 최근 일주일간 10% 이상 급락하면서 지난 3일 배럴당 40달러선이 무너졌다.

골드만삭스는 유가가 20달러대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 등 국제유가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산유국들은 고전중이다. 산유국의 맏형격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저유가로 인한 재정적자에 빠졌고,베네수엘라는 저유가로 경제가 망가지면서 최근 총선에서 16년 만에 정권이 교체됐을 정도다. 주요 산유국 중 하나인 러시아도 국가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이 급등하고 루블화 가치가 급락 양상을 보이고 있다.

◆ 공급과잉, 글로벌 경제부진 등 악영향

최근 국제유가 급락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 불발 때문이다.

지난 4일 OPEC 정례회의에서는 원유 생산량을 일일 3천150만 배럴로 유지하기로 합의됐다. 하지만 OPEC 원유 생산 정책의 상징과 같았던 쿼터를 설정하지 않았다는 데 따른 우려가 국제유가를 끌어내렸다.

KDB대우증권 손재현 애널리스트는 "OPEC의 원유 생산을 통제할 쿼터제가 사실상 유명무실해졌기 때문에 당분간 원유 시장의 과잉 공급이 통제되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그는 "OPEC은 이란 경제 제재 해제와 증산 폭을 점검해 내년 6월에 새로운 쿼터를 설정하기로 합의했는데, 이는 향후 6개월여 동안은 과잉생산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공급과잉 외의 다른 국제 정세도 유가를 끌어내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애널리스트는 "원유 저장능력의 한계, 엘니뇨 현상 등으로 인한 따뜻한 겨울 날씨, 자국 환율에 따른 산유국의 손실 차이로 감산에 대한 입장 차이 발생, 이 밖에 이슬람국가(IS)로 대변되는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단기적으로 유가 하락을 부추기는 변수"라고 진단했다.

또한 장기적으로도 글로벌 경제 부진, 중국의 산업구조 변화 등을 감안할 때 유가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부다비투자청은 "세계 경제 회복세가 예상보다 저조해 에너지 가격의 반등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며 향후 세계유가의 향방에 따라 셰일오일(셰일층, 즉 유기물을 함유한 암석에서 뽑아내는 원유)의 생산량이 결정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기술발전으로 인해 셰일오일의 생산단가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앞으로 유가가 상승한다고 해도 남미와 러시아, 아시아의 원유생산량 또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 20달러대까지 추가 하락 가능성 제기

시장에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대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고 진단한다.

하이투자증권의 박 애널리스트는 "최대 원유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평균 원유 생산원가가 약 27달러 내외 수준임을 감안할 때 치킨게임 차원에서 27달러 내외 수준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유가 수준으로 계산했을 때에도 현물 유가가 29.5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저점을 내년 상반기 정도에 찍은 뒤 국제유가가 반등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소재용 애널리스트는 "에너지와 소재 등 글로벌 원자재 시장의 공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산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국제유가가 점차 저점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최근 국제유가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100%가 OPEC 감산합의 실패를 예상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가 내년 상반기 이전에 국제유가가 저점을 형성할 것이라고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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