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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시 MSCI 선진지수 입성, 이번엔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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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걸림돌 해소 노력중이나 외환당국과 입장 엇갈려

[이혜경기자] 한국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선진지수 승격이라는 자본시장의 숙원사업이 이번에는 성과를 볼 수 있을까.

금융당국이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도, 제한적인 원화 환전성 등 우리 주식시장의 MSCI 선진지수 편입을 가로막던 걸림돌 해소를 적극 모색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일 기획재정부, 한국거래소 등 관계기관과 함께 홍콩 MSCI를 방문해 MSCI 선진지수 편입 문제를 논의한 후 4일 이 같은 입장을 내놨다.

MSCI 지수는 북미 지역 기관투자자들이 주로 활용하는 주식투자 모델 포트폴리오 지수다. 유럽 투자자들이 많이 참고하는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지수와 함께 세계 양대 주식투자 지표라 할 수 있다.

FTSE를 비롯해 국제통화기금(IMF), 다우존스, S&P 등 해외 주요 지수들은 한국 증시를 선진지수에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MSCI에서는 한국증시를 신흥지수에 편입하고 있다.

한국증시는 지난 2008년에 MSCI 선진지수 승격을 위한 검토대상에 처음 올랐으나, 작년까지 6년 연속으로 선진지수 승격에서 고배를 마셨다. 현재 MSCI는 한국 증시를 MSCI 선진지수 승격 검토대상에서도 제외한 상황이다.

이날 금융위는 "MSCI와의 회의 결과, 선진국 시장으로 분류되기 위해서는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도의 경직성에 따른 불편함(Rigidity of the ID system), 제한적인 원화 환전성 등이 해소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며 "추후 글로벌 투자자들의 의견청취 등을 통해 투자자 불편사항 등을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우리나라가 자본시장 성숙도 등에 부합하게 선진시장에 조속히 편입될 수 있도록 관련 논의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논의 진행에 따라 투자자 불편을 해소하는 방안을 보다 구체화하고, 필요시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6월부터 우리 자본시장의 숙원사업 중 하나였던 MSCI 선진지수 편입에 대한 의지를 나타내고, 이후에도 꾸준히 MSCI 편입 추진에 대한 언급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6월17일에 "우리 증시가 MSCI 선진지수에 편입되어야 안정적으로 해외 투자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며 "선진지수에 포함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하고, 제도적 개선이 필요한 사항은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한국증시, MSCI 선진지수에 못들어간 이유는?

한국증시는 수치나 제도 면에서는 MSCI 선진시장에 들어갈 만한 요건이 이미 갖춰져 있다. MSCI 선진시장 요건에서 제시하고 있는 ▲경제발전도(Economic Development) ▲자본시장 규모 및 유동성(Size and Liquidity Requirement) 수준을 모두 만족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MSCI가 지적한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제한적인 원화 환전성 등이 해소된다면 선진지수로 편입을 기대할 만한 상황이다.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도는 외국인투자자가 국내 증시에 투자하려면 금융감독원에 투자등록을 하고 등록 후 투자자별 고유번호(ID)를 부여받아야 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는 우리 정부는 국가 기간산업에 대한 외국인의 지분 소유 현황을 파악하고 투기자본의 유출입 등을 관리 감독하기 위해 운영하는 제도다. MSCI에서는 이 제도가 외국인 투자자에게 '꼬리표'를 붙이는 것이라며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제한적인 원화 환전성 문제의 경우, 국내 증시에 투자하려는 외국인이 원화를 역외에서 매매할 수 없어 환전하기 힘들다는 점을 의미한다.

현행 외환관리법에서는 원화 거래를 서울 외환시장에서만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역외 원화 거래를 허용하면 원화에 대한 투기적 공격 위험이 높아져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서다. 하지만 MSCI는 이 같은 규제가 글로벌 자금의 한국 자본시장 유출입을 방해하는 요소라는 시각이다.

◆원화 국제화 없이는 MSCI 선진지수 편입 쉽지 않아

임종룡 위원장이 기회가 될 때마다 한국증시의 MSCI 선진지수 편입 추진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 성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인다. 원화 역외 매매 허용건의 경우, 원화 국제화 여부와 연계된 사안이라 외환당국과 입장을 같이 해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과 관계자는 "외환위기 경험도 있고, 위기만 생기면 해외 투자자의 현금인출기(ATM)가 되곤 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원화의 역외 매매가 쉽게 허용할 문제가 아니다"며 "지금은 외국인 투자자가 자본시장에 30%에 육박할 만큼 영향이 커졌으니 이들의 우리 자본시장 투자시 불편한 점을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단계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또한 "최근 중국에서 원/위안 직거래 시장을 개설하긴 했지만, 이것이 원화 국제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아직 원화 국제화에 대한 정책 방향이 잡힌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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